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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 송귀겁쎄에 따르면 낚시를 하면서 보내는 세월은 아주 빠른데 출조길에 만나는 벌판을 보면 봄에는 모내기하더니 몇 번 출조 만에 보면 금세 가을 추수를 하고, 또 몇 번 출조하다 보면 이내 추수가 끝나고 황량해진 들 끝자락에서는 눈이 몰아칩니다. 그래서 우리 낚시인의 느낌에 겨울은 항상 가까이 있게 되지요. 이렇게 자주 돌아오는 겨울 동안 낚시를 접어두고 있기에는 너무 답답한 계절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 겨울에 낚시를 어떻게 즐기는 것이 좋을까요? 겨울철의 밤낚시 출조를 하절기와 유사하게 밤 시간에만 집중한다면, 대자연의 계절에 따른 변화와 이에 따른 붕어생태계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낚시가 된다고. 즉 낮에 도착해 준비를 마치고도 오후 내내 낚시하지 않다가, 찌불을 밝히고 나서야 비로소 미끼를 달고 낚시에 집중을 하는 것이죠. 밤새 기다리는 낚시를 하다가 날이 밝으면 ‘상황이 끝났다’며 아침나절 낚시는 외면한 채 이내 낚시를 접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로  구태의연한 출조를 함으로써 계절 변화에 맞는 낚시를 못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모습은 추위 속에서 고행만 있을 뿐 겨울철 낚시의 맛을 배가시키지 못하는 사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겨울철 낚시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밤낚시에서 한 맛을 보고, 낮낚시를 통해서 또 한 맛을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밤낚시 출조를 한다면 낮에 도착해 준비 후 해질녘까지 오후낚시를, 저녁 식사 후 밤 동안은 밤낚시의 맛을 즐기는 겁니다. 그런 후 날이 밝고 해가 떠오르면 두세 시간 동안은 오전낚시의 맛을 즐기고 철수하는 것이 겨울철 붕어의 생태에 맞추는 낚시행위이자 겨울철 낚시의 맛을 배로 즐기는 것입니다.

참고로 겨울철 붕어의 생태에 대해 이해를 해보지요. 붕어는 변온동물로 온도변화에 맞춰 스스로 체온을 변화시켜 적응하는 동물. 변온동물의 특징은 겨울 동안은 겨울잠을 자거나 행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먹이활동 또한 없거나 감소하다가 수온이 1도라도 상승하면 그때부터 부분적인 활동을 개시합니다. 그러므로 해가 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 수온이 점점 하강 중인 초저녁에서 밤중까지는 붕어가 점점 움츠리게 되고, 밤중이 지나면서 수온이 그 상태로 안정되다가 수온역전이 되는 새벽 시간대에 이에 적응한 붕어들이 미세한 활동을 합니다. 이후 해가 떠서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게 되면 비교적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합니다.

이렇듯 붕어가 겨울밤에는 스스로 먹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는데도 불구, 밤낚시만 하고 날이 밝자마자 낚시를 접는다면 붕어의 생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낚시인 것이지요. 즉 낚시의 맛을 스스로 반감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대물꾼은 낮낚시는 하지 않는다” 하는 말은 최소한 겨울철 낚시에서 만은 할 만한 말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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