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자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지만 최근 동물과 침대를 같이 쓰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 경고가 나왔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의 의사 데보라 리 박사는 반려견을 껴안고 함께 자는 습관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보라 박사는 성‧생식 건강(Sexual & Reproductive Health, S&RH) 전문의로 성병, 피임, 폐경, 성폭력 지원 등을 다루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애완동물 털과 비듬은 우리 몸이 이물질로 인식"...히스타민 분비돼 염증 반응 유발
먼저,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은 우리 몸이 이물질로 받아들이고, 알레르기와 천식 등을 유발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떠다니는 동물의 털이나 비듬을 입이나 코로 흡입하면 호흡 문제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반려동물의 비듬은 어린이와 성인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다”며 “동물의 비듬 인자를 들이마시면 신체 면역세포가 개나 고양이의 항원을 건강에 위협이 되는 이물질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몸에서는 면역글로불린 E(IgE) 항체가 반응해 비만세포가 히스타민을 분비한다고 그는 말했다. IgE 항체는 우리 몸의 면역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항체다. 몸이 특정 물질(알레르겐)에 과민반응을 보일 때 IgE 항체는 비만세포와 결합한다.
피부, 호흡기, 소화기 등 조직에 분포해 있는 비만세포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물질을 방출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 히스타민이 있다. 알레르겐이 체내에 들어오면 비만세포에 붙어있는 IgE 항체가 이를 인식하고 비만세포가 활성화해 히스타민 등 염증 물질이 나오는 것이다. 히스타민은 혈관 확장, 두드러기, 코 점막 염증, 기관지 근육 수축 등 다양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데보라 박사는 “IgE항체, 비만세포가 활성화해 히스타민이 방출되면 평활근을 수축시켜 기도가 좁아져 많은 양의 공기가 체내로 들어오지 못한다”며 “히스타민은 기관지 분비물을 증가시키고 부종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했다. 반려동물로 인한 천식이 기침, 쌕쌕거림, 가슴 답답함 등 불쾌한 천식 증상을 일으키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도 조심. 건강상 문제 없다면 우울감·불안함 개선에 도움돼
평소 천식 등 알레르기 환자들은 반려동물과의 생활 공간을 적절히 나눌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숨쉬기를 멈추는 수면장애다. 수면무호흡 환자들은 대부분 코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상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해부학적 이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존스홉킨스대 폴로츠키 교수는 “한 번 호흡이 멈추면 다시 잠들기 힘든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게 우울감이나 불안함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18년 미국국립보건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잤더니 정신건강이 개선됐다. 연구 저자인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의대 라지 다스굽타 박사는 “반려동물은 큰 베개나 담요와 비슷한 효과를 준다”며 “우울증이나 불안감이 심한 사람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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