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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론/일반

성제현의 속 시원한 붕어낚시. 실전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좁쌀봉돌 채비

by 사계A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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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왜 목줄의 중간에 좁쌀봉돌을 물리게 되었는가? 그것은 ‘목줄의 길이’와 그에 따른 ‘어신 전달의 사각지대’가 붕어낚시 어신 전달에서 핵심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붕어의 입장에서 볼 때 목줄이 길수록 봉돌로 인한 이물감은 작아진다. 만약 바늘과 봉돌 간 거리가 2cm 밖에 안 된다면 붕어가 미끼를 흡입 후 고개를 치켜들 때 봉돌의 상승으로 인해 시각적 촉각적 이물감을 바로 느끼게 된다. 따라서 가급적 목줄은 길게 쓸수록 이물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목줄이 길수록 사각지대(바늘의 움직임이 봉돌의 수직 움직임으로 연결되기까지의 유격거리)는 커져 찌올림 폭이 작고 정확하지 못하는 점이다. 그래서 목줄을 무한정 길게 쓸 수는 없다. 
결국 짧은 목줄의 정확하고 빠른 어신 전달 능력을 살리고(이물감은 크지만), 긴 목줄의 이물감 상쇄 효과를 동시에 노리기 위해 고안한 채비가 좁쌀봉돌채비다.
이 채비는 예를 들어 10이라는 무게의 봉돌에서 일부인 1~2를 떼어내 바늘 위 4~5cm 지점의 목줄 중간에 분할해 다는 방식이다. 본봉돌(도래봉돌)에서 좁쌀봉돌까지의 거리는 약 10cm다. 이렇게 하면 커다란 본봉돌은 바닥에서 10cm 이상의 높이에서 떠오르고 붕어의 코앞에서는 작은 분할봉돌만 떠오르므로 시각적 이물감이 줄어들고, 좁쌀봉돌과 바늘까지의 길이가 3~4cm 밖에 안 돼 짧은 목줄 특유의 빠르고 정확한 어신 전달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여기에 노지낚시터에서는 가는 축에 속하는 카본사 1.5호(유료터에서는 나일론 1호)를 원줄로 쓴다는 점, 바늘은 가벼운 붕어바늘 6호 정도로 작게 쓴다는 점 등이 시원한 찌올림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들이다. 

좁쌀봉돌 채비는 예민함과 안정성을 모두 중시한 채비

그런데 좁쌀봉돌채비가 왜 예민한가에 대한 메커니즘의 이해에 있어서는 많은 낚시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일부 낚시인들은 ‘본봉돌과 분할봉돌이 분리돼 있는 구조상 붕어의 입질 때 가벼운 좁쌀봉돌만 들어 올리므로 무게로 인한 초기부담이 감소해 찌올림이 좋다’고 추측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리적으로 같은 목줄에 매달린 봉돌을 직선으로 솟구치게 만들 때는 외봉돌이든 분할봉돌이든 소요되는 힘은 동일하기 때문이다(무거운 본봉돌이 앞에 있건 작은 좁쌀봉돌이 앞에 있건 간에 붕어가 느끼는 중량감은 동일하다. 봉돌을 들어 올리는 가장 큰 힘은 찌에서 나오는 것이지 오로지 붕어 혼자서 봉돌을 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자동차 뒷트렁크를 열 때도 사람이 손잡이만 잡고 살짝 올려주면 이후론 유압이 작용해 끝까지 올려버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나마 좁쌀봉돌 채비가 외봉돌 채비보다 우위에 있는 점을 찾아내라면 점성저항(물속에서 봉돌이 이동하면서 받는 물리적인 저항)이 극도로 작다는 점이다. 
그러나 가장 실질적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사각지대를 줄인 짧은 목줄 효과’를 비결로 보고 있다. 즉 기존의 떡밥낚시채비에서는 7~8cm 길이의 목줄을 사용하는데 그 중간에 좁쌀봉돌을 물려서 3~4cm로 목줄 길이를 줄여만 줘도 사각지대가 줄어들면서 찌올림 폭은 눈에 띄게 커진다. 만약 좁쌀봉돌을 쓰지 않고 목줄 길이를 3~4cm로 바로 줄여버리면 붕어 눈 앞에서 바로 움직이는 큰 봉돌의 시각적 이물감 탓에 입질이 지저분하고, 찌올림이 빠르고 방정맞아 헛챔질이 잦아지는 등의 단점이 생긴다
좁쌀봉돌의 적정무게는 찌톱의 부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즉 ‘찌맞춤 때 본봉돌만 달아 찌톱이 모두 나와 있게 만든 뒤, 좁쌀봉돌을 추가하면 찌톱 맨 위 마디 또는 낮케미의 절반 정도만 남기고 끌고 내려갈 수 있는 무게’가 최소치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봉돌이 닿기는 하지만 바람이나 대류에 채비가 밀리는 등의 안정성이 떨어져 최소치의 2배 정도로 무겁게 쓰는 게 현실적이다. 양어장은 요즈리 봉돌 2호, 자연지에서는 B정도면 적당하다. 좁쌀봉돌을 너무 가볍게 쓰면 찌가 상승하다 말고 중간에 멈춘 뒤 그 다음부터는 본봉돌과 좁쌀봉돌 사이의 목줄이 휘어져 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 : 낚시춘추)


 


너무 과민해지면 오히려 낚시는 어려워져

    
이처럼 내가 생각하는 최상의 바닥낚시 찌맞춤은 ‘채비는 예민하게 구성하되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무조건 봉돌은 바닥에 닿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자연지에서 사용하는 찌는 ‘노지 역광물방개’라는 찌인데 이 찌는 부력이 16푼(도래봉돌 8호 정도)이나 나간다. 일반적인 자연지 떡밥낚시꾼들이 사용하는 찌보다 오히려 부력이 센 찌다. 크고 무거운 봉돌로 안정감을 유지하고, 채비의 구조를 변경해 예민하게 쓰는 게 좁쌀봉돌 채비의 핵심이다.
좁쌀봉돌 채비의 일반적인 찌맞춤 요령은 일반 찌맞춤 요령과 큰 차이가 없다. 요즘은 낮에도 낮케미를 끼운 상태로 낚시를 하므로 낮케미와 바늘을 모두 달고 낮케미가 수면의 1/2지점에  일치되게 만든다. 그리고 낚시를 할 때는 케미꽂이가 수면에 닿지 않을 정도로 1마디 정도만 내놓고 쓴다.
이렇게 하면 물속에서 부력으로 작용했던 낮케미와 찌톱이 물 밖으로 노출되며 무게로 작용하고, 그만큼의 부력이 상쇄되면서 좁쌀봉돌이 바닥에 닿게 된다. 이러면 일반적인(안정적인) 찌맞춤이 완성된 것이다(바늘의 크기, 원줄 호수에 따라 채비의 경중이 약간씩 달라지므로 현장 찌맞춤을 권한다. 이 방법은 외봉돌을 사용할 때도 동일하다. 
그러나 더이상 예민하게 조절하면 채비는 예민해지지만 약간의 바람과 대류에도 둥둥 떠다니고, 붕어가 채비 근처로 다가오기만 해도 찌가 울렁거리는 문제가 생긴다. 또 미약한 예신에도 찌가 과대하게 솟구치고 울렁거리는 찌올림 탓에 챔질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오히려 낚시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로 작용하는 것이다.

때론 안정성과 효율성이 예민성에 앞서야 좋은 채비 

일부 낚시인들이 추구하는 찌맞춤 중에는 ‘봉돌은 뜨고 바늘만 바닥에 닿게 만드는’ 방식도 있다. 떡밥 무게로 바늘을 바닥에 닿게 만들었다가 떡밥이 풀리면 찌가 올라오게 만드는 초예민 마이너스 찌맞춤이다.
그러나 꾼들의 열망과는 달리 이 방식이 최고로 민감해 효과도 좋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오히려 최근엔 가장 피해야 할 찌맞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예민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안정감(현장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구조적으로도 봉돌이 떠 있으면 사각지대만 커질 뿐 오히려 정확한 입질 전달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최근 유행하는 옥수수슬로프낚시도 채비는 예민함(사실 예민함이라기보다는 붕어가 미끼를 먹기 쉽도록 설정된 채비 구조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을 추구하지만 함께 수반되어야 할 안정성은 취약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엔 거의 쓸 수 없고 심지어 대류만 생겨도 채비가 밀려다닐 정도다. 예민성은 추구했지만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성제현씨는 바닥낚시에서만큼은 좁쌀봉돌 채비가 가장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예민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예민성 못지않게 안정성과 효율성에 더욱 중점을 둔 채비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태우씨가 고안한 방랑자 채비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예민한 옥수수슬로프낚시를 약간 변형한 채비에 좁쌀봉돌을 달아 최소한의 안정성을 준 이 채비는 기본적인 예민성, 그리고 긴 목줄에 좁쌀봉돌을 달아 채비가 흐르지 않도록 만든 안정성, 긴 목줄에 달린 좁쌀봉돌 덕분에 올림입질까지 구현한 기능성, 단차를 준 짧은 바늘 덕분에 청태 바닥에서도 입질을 받아내기 용이한 실전성 등이 고루 조합된 채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붕어낚시채비는 예민성만 강조해서는 복잡 다양한 포인트 여건을 모두 극복하기는 어렵다. 때론 예민성을 약간 포기하고 안정성과 효율성에 더 치중해야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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