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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론/일반

서찬수의 釣行釣探(2) 포인트에 관한 3色 이야기

by 사계A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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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첫 번째 이야기 - 물 색

2년 전 늦봄으로 기억된다. 대전에서 사는 낚시꾼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필자의 지면을 통해 소류지낚시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충남 논산에서 손 안 탄 소류지와 근처 둠벙 두 개를 발견했었다고 전해왔다. 그렇지만 낚시 일정은 하루뿐인데 어디다 대를 담가야 할지 난감하다는 게 대강의 요지였다. 열심히 말로 설명을 듣는다고는 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야 판단이 어려운 게 낚시터 현장. 이때 필자가 확인해보라고 한 사항이 바로 물색이었다.
거무튀튀한 물색의 수초밭보다는 맑은 물색이긴 하지만 푸른빛이 감도는 소류지로의 밤낚시를 권했다. 결과는 대성공. 그는 밤새 피라미 성화에 시달리긴 했지만 동 트기 전 37cm 월척을 낚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물색으로 판단해본 세 낚시터의 특징은 이렇다. 간장 빛깔을 띠고 있는 둠벙은 유입수 없이 오랜 기간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은 곳일 가능성이 높다. 수초가 발달해 있긴 하지만 바닥은 펄층이 매우 심하고, 마릿수는 좀 될지 몰라도 대물낚시 장비로 중무장한 그가 앉을만한 장소는 못된다 싶어 소류지 출조를 권한 것이다. 물색에 대한 설명만으로 판단할 때, 마릿수는 적어도 분명 큰 씨알도 있을 법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곳들은 대개 모래와 마사토가 섞여 있는 바닥 지형을 띠고 있다.
그간의 경험으로 살펴본 물색을 대략 분류해 보자면, ①맑은 물색(바위와 잔자갈-신생 계곡지), ②푸른 빛깔이 감도는 맑은 물색(모래+마사토·준계곡지), ③탁한 물색(마사토+황토 바닥·평지지), ④쪽빛이 도는 검정 물색(펄바닥·간척지), ⑤검정 물색(늪지)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 바닥 색깔

경남 창원시 동읍 자여마을에 가든 식당을 낀 소류지가 하나 있었다. 식당에서 닭백숙을 시켜먹는 조건으로 낚시를 할 수 있었던 그곳에서 우연찮게 ‘낚시 내기’를 하게 되었다. 상대방은 1.5m 수심의 상류 명당에 앉았고, 필자는 0.6m 수심의 자갈밭을 3m나 떨어져 앉았다. ‘그런 곳에서 무슨 낚시가 되겠냐’며 점잖은(?) 핀잔까지 들어야 했지만 결과는 필자의 완승. 이날 밤낚시에서 7마리의 월척을 타작했다. 수중턱의 바닥 지형을 포인트로 선택한 게 주효했지만, 그와 함께 깨끗한 자갈 바닥을 이루면서 조과가 배가됐다고 판단한다. 토질이 조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구·경북 지방의 새우꾼들이 종종 던지는 황토·보리밑밥도 토질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본인은 집어의 의미로 밑밥을 뿌렸을지 몰라도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다름 아닌 ‘새바닥 효과’이다. 붕어의 입장에서 본다면, 같은 조건 하에선 지저분한 펄층보다는 깨끗한 황토 바닥의 미끼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필자는 밝은 색의 잔돌이나 심지어는 방석만한 대리석을 던져 놓고 마릿수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이러한 토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바로 바닥 색깔. 결론부터 말하자면 황토빛의 붉은 색을 띠거나 잔자갈이나 모래 등이 섞여 있어 밝은 빛을 내는 바닥 색깔의 낚시터가 1급 명당이라 할 수 있는데, 큰 고기가 많고 어자원도 상당한 특징을 보여준다.
한편, 우리가 흔히 ‘붕어가 많다’라고 알고 있는 검정 물색의 펄바닥 중엔 이미 ‘죽어버린 흙’을 잘못 알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오랜 세월 흙과 썩은 수초들이 쌓이게 되면 바닥은 썩어가기 마련이고, 직접 채취한 흙에서는 시궁창 썩는 냄새까지 난다. 이런 곳들은 당장엔 고기가 낚일지 몰라도 해가 거듭될수록 개체수는 줄어든다.

(사진 : 낚시춘추)



세 번째 이야기 - 채비·미끼의 색깔

갓낚시를 배우겠다는  꾼들 중엔 1년 가까이 동행 출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붕어 얼굴 한 번 구경을 못한 이가 있었다. 왜 그럴까? 현장에서 유심히 살펴보니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에 가지고 있는 낚시 습관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갓낚시로 노리는 수심은 대개 50cm 전후.
갓낚시에선 케미의 불빛이 수면 아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네 마디 정도는 수면 위로 올리기도 하고, 찌수심의 포인트에선 아예 찌몸통을 보고 입집을 파악할 정도로 파격적이다. 이 회원은 매번 지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꼭 케미를 수면에 겨우 내놓고 낚시를 하는 것이다. 깊은 수심은 몰라도 얕은 수심에서의 케미 불빛은 붕어의 경계심을 자극하기 마련. 붕어를 낚겠다고 던져놓은 찌가 오히려 붕어를 쫓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색맹이라 알려진 붕어는 그러나 밝고 어두운 것은 구분할 줄 안다.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나 채비는 반대로 이러한 붕어의 습성에 맞춰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는 색깔을 선택해야 한다.
밤낚시가 많이 이뤄지는 소류지 대물낚시에선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이 더 유리한 것이다. 밝은 색상은 조그마한 불빛에서 많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대신 낚싯대의 경우 손잡이 부위는 순간 확인이 쉽도록 밝은 색이 알맞을 듯싶다.
채비 가운데 낚시 도중 붕어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찌는 몸통의 색깔과 케미의 활용에 있어서도 주의를 요한다. 특히 얕은 수심에서는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찌 역시 어두운 색상이 밝은 색상보다는 유리하며, 케미는 검정 유성펜으로 칠하는 등 불필요한 밝기를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미끼 역시 색깔에 의한 효과가 두드러진다.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에 입질이 더 빠르고, 지렁이도 검붉은 놈보다는 불그스름한 게 더 반응이 좋다. 곡물류 미끼인 떡밥도 원래의 곡물 성분의 색깔보다는 흰색이나 노란색, 빨간색 등에 입질이 빠른 것 같다. 새우의 소비량이 많은 영남권에서 새우용 수족관을 하얗게 칠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기존의 새우보다 흰 빛이 도는 새우가 미끼 효과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새우는 흰 통에 5~6시간만 넣어두면 색깔이 하얗게 바뀌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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