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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플라이낚시

박영환의 Run to Fly (7) 벌레의 우화(羽化)에 따른 계절별 플라이 패턴 찾기

by 사계A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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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플라이낚시인은 곤충 연구에 몰두한다. 곤충학자처럼 벌레를 잡아 표본을 만들어 수시로 세밀하게 관찰하고 어떤 플라이를 만들 것인지 그 단서를 찾고자 한다. 플라이 패턴이란 곧 물고기가 잘 먹는 먹이곤충의 형태를 찾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겠다.
플라이는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이는 낚시터 현장 즉 자연에 서식하는 벌레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벌레의 애벌레에서 성충에 이르는 우화 과정에 맞춰 플라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낚시터에도 플라이 대상어종이 먹잇감으로 삼는 수생곤충은 아주 많은데, 대표적으로 날도래(Caddis)와 날강도래(Mayfly), 강도래(Stonefly)을 꼽을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이 되는 벌레는 가능하면 잡아서 정확하게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 머리와 가슴, 몸통, 꼬리, 더듬이, 날개 등의 길이와 비율, 색상도 유심히 살펴서 가능하다면 그와 유사한 플라이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당일 낚인 대상어가 있다면 스토마크 펌프(Stomach Pump, 대상어의 위 내용물을 뽑아내는 휴대용 펌프)를 사용하여 어떤 벌레를 가장 많이 섭취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같은 장소의 낚시터에서도 매일 매시간 벌레의 종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고 이를 섭취하는 대상어는 어느 한 가지의 벌레에만 유독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겨울 - 바늘 #18 이하 크기의 작은 하루살이 형태 잘 먹혀
 
추운 겨울 계류에서 볼 수 있는 날벌레 종류는 하루살이다. 간혹 햇살이 따뜻한 날이면 작은 사이즈의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몸 길이가 고작 몇 mm밖에 안 되고 몸의 색상이 주로 회색(Dun)이나 검정에 가까운 짙은 회색(Dark Dun) 계열의 색상을 띈다. 날개는 밝은 회색에 꼬리는 없는 미지(midge, 대략 바늘사이즈 #18 이하) 사이즈의 아주 작은 파리류(정확한 종류를 말하자면 쌍시목의 수생곤충인 유스리카)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저수온기에는 하는 수 없이 미지 사이즈의 플라이를 주로 사용해야만 한다. 바늘 사이즈가 작다보니 아무래도 낚시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우선 수면에 잔물결이 있는 여울에서는 캐스팅 후 자신이 던진 플라이가 어디에 떠 있는지 찾기가 힘들고 그러다 보니 대상어의 공격을 못 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또한 작은 바늘의 좁은 갭(바늘 품) 때문에 챔질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고 할 것이다.
플라이를 묶는 티펫라인의 굵기도 작은 플라이에 영향을 많이 주지 않는 7X~9X의 가는 라인을 사용하므로, 챔질이나 랜딩할 때도 자칫하면 라인을 터뜨릴 수 있다. 로드를 슬쩍 들어 주는듯한 부드러운 챔질이 아니면 안 되므로 많은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주로 사용되는 플라이는 꼬리가 없는 파라슈트(Parachute, 하루살이가 물속 유충에서 맛 벗어난 상태의 우화 단계) 형태의 패턴이다. 몸통 부분은 수면 아래로 잠기고 날개 부분만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플로팅님프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준다.

(사진 : 낚시춘추)



봄  날도래류-다양한 종류의 캐디스

 3월로 접어들어 봄이 되면, 수온이 상승하면서 하루살이 또는 몸길이 2cm 정도의 날도래류도 우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플라이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진다. 잘 보이는 크기의 플라이를 사용하다 보니 낚시 자체도 수월하다. 물론 대상어들도 적정 수온에서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하게 되므로 많은 마릿수의 조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4월에는 짙은 회색의 몸통과 날개엔 검거나 짙은 회색의 무늬가 많이 들어 있는 2~3cm의 날도래가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5월에는 몸 전체가 모두 검정색인 블랙캐디스가 수면 가득 엄청난 수를 보이며 떠내려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면 크기와 색상이 다른 다양한 종류의 벌레가 보인다.

여름 대형 하루살이류-가라앉는 타입의 킹캐디스

여름철로 접어들면 상승하는 기온과 더불어 수온도 적정수온을 넘게 되어 낮은 수온을 선호하는 냉수성 계류어는 수심이 깊은 곳이나 빠른 물살을 유지하는 곳에 몸을 숨기고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에 주로 먹이 활동을 하게 된다.
깊은 수심이나 빠른 여울지대를 공략할 수 있도록 실납이나 비드를 사용한 무거운 웨이티드 님프 타입의 플라이가 효과를 볼 경우가 많으므로 꼭 몇 개쯤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이때의 벌레들은 대형 하루살이류(바늘 사이즈 #8~#10)를 비롯하여 몸통 길이 3~4cm를 넘는 킹캐디스(King Caddis)나 스톤플라이(강도래) 등 다양한 종류가 거의 모두 발견되고 이들 대형급의 먹잇감은 대상어들의 먹이 욕심을 자극하는 듯하다. 색상도 흰색에 가까운 연한 회색이나 밝은 갈색 등 추운 계절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밝은 색의 벌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사진 : 낚시춘추)



가을 먹성 최고, 육생곤충 패턴 활용해 볼만

가을 패턴은 봄 시즌과 유사하다. 계류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수생곤충들을 낚시터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고 그 이외에도 육생곤충인 개미나 거미 등의 패턴도 대상어들의 먹성을 자극하게 된다. 산란기가 가까워져서 힘을 비축하고자 하는 것인지(산천어나 송어의 경우) 먹을 것이 많지 않은 겨울을 대비해서인지 사이즈가 큰 플라이에도 활발한 먹이 활동을 보여 주는데 심지어는 한 뼘쯤 되는 산천어가 제법 큰 사이즈의 잠자리를 수면 위로 점프해서 물고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을 정도로 강한 먹성을 보여 준다.

실제 벌레처럼 액션을 주는 게 중요
 
다시 겨울로 들어서면서 플라이의 사이즈도 작아지고 다시금 낚시가 어려워지는 시즌으로 진입한다. 물론 얼음이 얼지 않는 한 낚시가 가능하고 많은 마릿수는 아니지만 몇 마리쯤은 낚아볼 수 있을 것이다.
플라이낚시는 캐스팅이나 멘딩(Mending, 플라이의 자연스런 움직임을 위해 플라이 착수 후 라인이 물살에 떠밀리지 않도록 라인을 상류 쪽으로 들어 올려 주는 것) 등 라인의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플라이가 수면에 떨어지고 난 후의 인위적인 액션을 플라이에 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살아있는 벌레가 수면에 떨어지면 잠시 움직임이 없이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정신을 차린 이후에는 수면에서 벗어나려고 퍼덕거리는 날갯짓을 보여 준다. 또한 수면에서 탈피한 아성충의 하루살이는 공중으로 떠오르기 위해서 날개를 퍼덕이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상어를 더욱 유혹하게 되는데 각각의 벌레마다 그 움직임이 사뭇 다르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는 플라이의 패턴이 어떤 벌레를 형상화한 것인지 알아야 하고 그래야만 어떠한 움직임을 플라이에 줄 것인지 판단이 설 것이다. 물론 대부분 액션을 주지 않는 데드드리프트(Dead drift, 수면에 떨어진 플라이가 자연스럽게 떠내려가도록 흘려주는 것)가 경우 기본이지만 대상어의 활성도에 따라서 액션을 주는 것이 좋을 때도 있으므로 미리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생명이 없는 플라이에 실제 벌레처럼 살아 있는 것 같은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이 플라이낚시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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