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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론/대물낚시

서찬수의 釣行釣探(11-마지막 회) - 새우 채집하기. 채집망 꼭대기가 드러날 정도의 얕은 수심에 놓아라

by 사계A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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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기는 갓낚시의 주된 미끼는 새우다. 갓낚시란 것이 밤에 물가로 몰리는 새우에 착안해 시작한 낚시다. 나는 오래 전부터 새우를 가지고 붕어를 낚아왔다. 간간이 참붕어, 메주콩, 옥수수도 써보았으나 새우만한 미끼는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새우만큼 토종붕어가 좋아하는 미끼는 없다고 생각한다.

포획망은 편평한 바닥에 놓아야

새우를 잡으려면 우선 새우의 습성을 알아야 한다. 새우는 깨끗한 돌이나 모래땅에 몰려 있다. 뻘에는 거의 없다. 저수지에 새우가 아무리 많아도 새우가 잡히는 곳은 한정돼 있다. 즉 낚시자리 주변에 채집망을 대충 던져놓아서는 밤낚시에 쓸 충분한 양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우 포획망은 얕은 완경사에 놓아야 새우가 많이 들어온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많이 들지 않는다. 최고의 새우 채집 장소는 ①상류의 완경사지역과 ②제방 석축이다.
왜 새우는 완경사지대에서 많이 잡힐까? 새우는 위급할 때 외에는 헤엄을 치지 않고 발로 기어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땅바닥과 새우망이 밀착돼 있지 않으면 새우는 결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우망을 놓을 때는 편평한 바닥을 찾아야 한다. 요철이 심한 곳은 새우가 적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 수초밭에서도 새우망이 수초에 걸려 바닥에서 뜰 수밖에 없고 그래서 새우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새우잡이 어부들이 쓰는 삼각망에는 낚시인이 주로 쓰는 사각망보다 훨씬 많은 새우가 들어간다. 그 이유는 삼각망이 바닥에 더 밀착되기 때문이다. 어부들은 “사각망은 휴대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을 뿐 어획량에서는 뒤떨어진다”고 말한다.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삼각망에는 사각망보다 두 배 가까이 새우가 많이 든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새우망이 바닥에 완전히 밀착되어야 하는데, 삼각망은 바닥에 밀착되는 평면이 사각망보다 넓기 때문이다.
똑같은 면적일 경우 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보다 짧다. 또한 삼각망은 아무렇게나 던져도 데굴데굴 굴러서 평면이 땅바닥에 일치하지만 사각망은 평면이 아닌 모서리가 땅바닥에 일치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포획망 속의 미끼망이 중앙에 위치해야 새우가 많이 들어가는데, 그 점에서도 삼각망은 어떻게 던져도 미끼망이 늘 가운데에 들어가 있지만, 낚시용 사각망은 잘못 던지면 미끼망이 땅바닥에 놓이거나 한쪽 면으로 쏠린다. 삼각망과 달리 사각망의 경우 미끼망이 중앙에 놓일 확률은 1/4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사각망을 던질 때는 항상 미끼망이 위로 오게끔 줄을 팽팽하게 당긴 상태에서 가라앉혀야 한다.


 


어부들이 사각망을 쓰지 않는 이유
 
삼각망이 우세한 이유는 또 있다. 삼각망의 표면이 사각망보다 편평하고 매끈하기 때문이다. 새우는 새우망의 면이 편평해야 그물 위를 타고 활발하게 기어 다닌다. 만일 새우망이 심하게 굴곡져 있으면 그 위를 기어가다가 굴곡에서 돌아서버린다. 삼각망은 그물의 모든 표면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지만(중앙에 파이프를 넣어서 벌려주므로) 사각망은 중간의 철사 부위에서 굴곡이 지므로 새우가 많이 타지 않는다.
옛날에 내가 만난 한 새우잡이 어부는 “새우는 발의 감각이 대단히 예민한 동물”이라며 “망의 올이 고울수록 새우가 더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사각망을 쓰더라도 펼쳤을 때 그물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새 망을 쓰는 것이 쭈글쭈글한 헌 망을 쓰는 것보다 새우가 배 이상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일찍 알았다. 또 가급적 망의 올이 곱고 치밀한 제품이 좋다. 그리고 사용한 새우망은 깨끗이 씻어서 때나 이물질이 끼지 않게 해야 새우가 더 잘 들어간다.
삼각망은 내부의 그물이 이중구조로 돼 있어 새우가 들어오면 빠져나가지 못한다. 다음날 쓸 새우를 잡기 위해 밤새 던져두기에도 최적이다. 그러나 PVC 파이프를 넣어야 펼칠 수 있으므로 휴대하기 불편하며, 낚시점에서 사기 힘들다는 것도 단점이다. 나는 삼각망을 대구의 새우 어구점에서 구입하는데 가격도 5천원으로 비싸고 50개 이상 단위로 판매하므로 나처럼 낚시점을 하는 사람이면 모를까 일반 낚시인이 사서 쓰기는 어렵다. 
만일 사각망을 써서 새우를 잡을 때는 20~30분 간격으로 망을 꺼내서 잡힌 새우를 담아놓고 새로 던져주어야 한다. 사각망은 오래 방치하면 초저녁에 들어간 새우들이 상당량 도로 나갈 수 있다.  

(사진 : 낚시춘추)


 

해거름 포획망은 30cm 미만 수심에

낚시인들이 새우를 많이 잡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깊은 수심에 채집망을 놓기 때문이다. 새우가 연안에 가장 많이 몰리고 또 망 속에 가장 활발하게 들어오는 시간은 해 진 직후의 초저녁인데, 그때는 10~30cm 수심의 아주 얕은 곳에 망을 놓아야 한다.
10~30cm 수심이라면 새우망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수심이다. 새우망의 꼭대기가 물밖에 나와 있어도 가운데 양쪽 구멍의 절반만 물에 잠겨 있으면 새우는 다 들어간다. 특히 새우가 가장 많이 잡히는 초저녁에는 깊은 수심에는 새우가 아예 들지 않는다.
만일 주변에 급경사 지형밖에 없다면 해거름에는 물 가장자리에서 30cm 이내의 거리에 망을 깐다. 해거름에는 새우들이 가장 얕은 곳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1시간쯤 지나 어둠이 깊어지면 그보다 약간 안쪽으로 망을 옮긴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새우들이 더 안쪽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씨알은 간혹 약간 깊은 곳에 던져둔 망이 낫지만 양은 물가에 바짝 붙인 초저녁의 망이 두세 배에 달한다.
한밤중에는 새우들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때는 망을 더 안쪽으로 던져야 하는데 그때는 잡아봐야 낱마리다. 또 이미 초저녁에 풍족한 양을 잡았다면 새우망을 계속 물속에 집어넣을 필요가 없다. 새우망 자체가 붕어에게 큰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간혹 어떤 낚시인들은 “초저녁에는 새우가 들지 않다가 어두워져야 채집망에 들더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너무 깊은 수심에 던졌기 때문일 수 있다. 어두워지기 전에 풍족한 새우를 채집하고 싶으면 ‘채집망의 꼭대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곳에 놓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새우의 그런 움직임들은 초저녁 갓낚시는 가능한 한 얕은 가장자리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는 사실과 정확히 일맥상통한다.  
지금까지 새우로 붕어를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글들이 있었지만 정작 미끼로 쓰는 새우를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만한 정보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내용도 알아두면 요긴한 정보가 될 것으로 믿으며,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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