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부르는 헬리코박터균 위점액 검사로 정밀진단 가능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상용화하면서 국제 학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위암 발생 가능성이 크게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기명·노충균 교수팀이 개발한 ‘스위핑 검사법(sweeping method)’은 2020년부터 아주대의료원에서 활용 중이다.

스위핑이란 빗자루나 걸레 등으로 쓸어담는 행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 검사법은 진단시료를 묻힌 직경 0.4cm의 작은 원형 직물 시료를 내시경을 통해 위장에 넣어 위장 내 점액을 ‘쓸어 담듯이’ 채취한다. 진단 키트는 기존에 사용하던 신속요소분해효소검사 시료를 그대로 이용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위핑 검사법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후 확인 검사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는 기존 방법으론 조직검사법과 요소호기검사법 등이 있다.

조직검사는 내시경으로 위 점막 조직을 떼내는 검사법으로 국내에선 흔히 건강검진 과정 중 수면 내시경 등을 통해 진행한다. 다만,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 후 제균치료 성과를 추적 확인하기 위해선 반복적으로 시행해야해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제균치료 후엔 환자가 내뿜은 숨에서 헬리코박터균 농도를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를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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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호기검사는 간편하지만 민감도와 정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어, 염증이 심하거나 위궤양이 있는 환자, 위암 고위험군 환자 등은 내시경 조직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했다. 반면, 스위핑 검사법은 요소호기검사보다 민감도가 2배 더 높기에 제균 치료 후 검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조직검사를 받을 때 출혈 위험성이 높은 항응고제, 항혈전제를 복용한 환자도 정확도 높은 헬리코박터균 진단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강한 산성 환경에서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균주다. 이 균이 체내에 정착하고 생존하는 과정에서 위 점막 내 만성 염증을 유발해 소화성 궤양, 위말트림프종, 위암 등을 일으킨다. 위암 환자의 75%가 이 균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위암 예방을 위해선 주목해야 할 요인이기도 하다. 발견만 하면 제균치료는 어렵지 않다.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물인 항생제 등을 일정기간 복용하면 된다.

이기명 교수는 “이번 새로운 방식은 기존 조직 채취 검사법의 단점을 극복하고, 치료 전과 후에 매우 유용한 검사법임을 확인했다”며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학술지에 소개되고 있어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기 위한 유용한 검사법으로 보다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핑 검사법에 대한 연구는 2020년 저명한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소개(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0-75528-1)된 바 있다. 이번에 기존 검사법과 성능을 비교한 연구 논문은 소화기내시경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I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