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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론/전층낚시

전층낚시 윈터스쿨(上) - 슬로프낚시는 '3S 낚시'다 작게, 간결하게, 느리게 가자

by 사계A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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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영국의 축구클럽 아스날은 2003~2004년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우승 신화를 일궈냈다. 그들이 구사한 것은 이른바 ‘템포 축구’. 아스날의 11명 선수들은 유기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템포축구로 38경기 중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전층낚시에서도 ‘템포’가 중요하다. 떡밥을 달아 채비를 던지고 고기를 끌어낼 때까지 일정하게 리듬을 지켜줘야 입질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붕어의 활성에 맞춰 빠르게 혹은 느리게 낚시 템포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겨울 전층낚시의 템포는 ‘슬로우’(Slow)다. 천천히 채비를 낙하시켜 붕어가 먹이를 발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미끼가 천천히 내려가 굼뜬 붕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찌는 작아야(Small) 하고 붕어의 약한 입질을 잘 표현할 수 있게 채비는 단순해야(Simple) 한다.
겨울 슬로프낚시는 이 세 가지 조건에 충실해야 한다. 겨울 붕어는 여름철처럼 떡밥을 쫓지 않는다. 오로지 붕어가 바늘에 달린 떡밥을 먹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붕어가 바늘에 달린 떡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집어떡밥도 작게 써야 한다. 또 반드시 떡밥이 풀려 찌가 솟아오르는 동안, 즉 찌톱의 복원 중 들어오는 입질에만 챔질해야 한다. 붕어가 떡밥을 건드려 생기는 이른바 몸질에 자꾸 챔질하게 되면 떡밥 입자가 중상층으로 퍼져 고기가 바닥층에서 오르므로 정상적인 낚시가 어렵다.

☞슬로프낚시란  말 그대로 목줄이 슬로프(Slope 경사지다) 상태를 이루게 하는 바닥낚시다. 봉돌이 뜬 상태에서 두 바늘 혹은 한 바늘만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바닥에 있는 붕어를 노리는 기법이다. 

채비는 군더더기가 없이 간결해야 한다. 간결한 채비는 가볍고 자연스러워 붕어가 먹이를 먹을 때 이물감을 덜어준다. 낚싯줄은 원줄 0.5~0.6호, 목줄 0.2~0.3호가 알맞다. 찌멈춤고무도 면사매듭으로 바꾼다. 목줄과 원줄을 연결하는 도래 역시 가장 작은 홋수를 쓴다. 목줄의 길이는 짧은 바늘 30cm, 긴 바늘 36cm를 기준으로 하여 5~10cm씩 늘려나간다.
겨울철엔 흔들리는 듯한 약한 입질도 읽어내야 한다. 같은 조건이라면 저부력찌가 단연 입질 감도가 좋다. 그렇다고 여름철 표층낚시에 썼던 짜리몽땅한 저부력찌를 쓰면 안 된다. 표층용 찌는 부력이 너무 작아 바닥까지 쉽게 내려가지도 못하고 작은 물흐름에도 쉽게 떠밀려 간다. 유선형의 솔리드톱 찌를 써야 한다.
떡밥은 ‘집어떡밥+미끼떡밥’의 세트낚시가 기본이다. 집어떡밥은 평소보다 작게 달아야 한다. 너무 크게 달면 붕어가 바닥층의 떡밥보다도 중상층으로 펴져나간 떡밥 입자를 쫓아 떠오를 수 있다. 미끼떡밥 역시 작게 달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선 팥알보다 더 작은 크기로 달아야 할 때도 있다. 크기가 작은 떡밥은 붕어가 흡입할 때 이물감을 덜 느낀다는 장점이 있다.
활성이 약한 겨울 붕어는 먹잇감을 발견해서 흡입하기까지의 시간이 다른 계절보다 길다. 따라서 바늘에 달린 미끼 떡밥은 오랜 시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미끼떡밥으로 주로 쓰는 글루텐떡밥은 글루텐 섬유가 많아 입자가 고운 제품을 고른다. 또 바늘에 달 때도 동그란 크기로 단단하게 달아야 물속에 들어가서도 부풀어 오른 상태로 오래 달려 있게 된다. 그래도 입질이 없거나 찌에 표현되는 입질이 약하다면 미끼떡밥을 우동으로 교체해본다. 우동은 글루텐떡밥보다 가볍고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우동  녹말을 이용해 만든 떡밥.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다. 비중이 매우 가볍고 겨울철엔 웬만해선 잘 풀리지 않는다. 제품 구입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인스턴트우동과 불로 가열해 만드는 와라비우동으로 나뉜다. 와라비우동이 좀 더 무겁다

(사진 : 낚시춘추)


 

낚시를 시작한 후 1시간 동안은 찌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여 채비 투척 후 언제 거둬들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낚시 템포를 정해야 한다.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는 등 낚시 여건이 좋지 않다면 붕어가 떡밥에 접근하는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라고 판단해 낚시 템포를 조절한다. 채비를 가라앉힌 후 5분까지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낚시 템포를 정한다는 것은 찌톱의 복원 시간을 조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그날 붕어의 입질 상태에 따라 입질이 좋으면 복원 시간을 짧게, 반대라면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찌톱의 복원은 떡밥과 바늘로 조정할 수 있다. 찌톱을 빨리 복원시키고 싶다면 떡밥을 빨리 풀리게 한다. 떡밥을 바늘 위쪽에 단다거나 바늘귀 부분만 가볍게 눌러 주는 것만으로도 떡밥이 확실히 빨리 풀리고 찌톱의 복원 시간도 빨라진다. 또 바늘을 작게 쓰면 떡밥이 쉽게 이탈되므로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반대로 찌톱의 복원 시간을 늦추고 싶다면 떡밥을 동그랗고 단단하게 단다.
붕어는 집어떡밥의 입자를 쫓다가 미끼 떡밥으로 서서히 접근하게 되므로 집어떡밥이 풀려 찌톱이 찌맞춤선까지 올라오는 동안, 즉 찌톱의 복원 중에만 챔질하는 게 바람직하다. 채비 투척 후 찌톱이 내려가는 동안 챔질하면 대부분 헛챔질이다.
입질 형태는 살짝 눌리는 듯한 작은 찌놀림이 대부분이다. 찌가 찌맞춤선 이상으로 살며시 오르거나 슬슬 잠기기도 한다. 활성이 매우 약하다면 흔들리는 미세한 움직임으로 입질이 표출되기도 한다. 입질 폭이 너무 크거나 갑자기 빠르게 움직인다면 붕어가 줄을 건드리거나 입에서 떡밥을 뱉은 후일 경우가 많다.

☞찌톱의 복원이란?  떡밥의 무게로 인해 천천히 가라앉았던 찌톱이 떡밥이 풀리면서 다시 서서히 올라와 찌맞춤선 이상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과정을 말한다.

슬로프낚시는 정확한 채비 캐스팅 능력이 필요하다. 캐스팅이 정확하지 못하면 처음에 측정한 수심과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슬로프낚시 수심 측정은 건축에 있어 기초 공사와 같다. 처음 측정한 수심을 토대로 수면을 찌맞춤선에 맞추고 슬로프를 조정하면서 1~2눈금의 약한 입질을 읽어야 한다. 자신은 4분의 낚시 템포를 주고 슬로프를 조절했는데 수심이 바뀌어 찌가 찌맞춤선 이상 솟거나 떠오르지 않는다면 제대로 낚시를 할 수 없다. 바닥 지형이 달라 오차가 생기면 찌톱의 복원이나 입질을 정확히 읽을 수 없다.
캐스팅을 정확히 하려면 수심에 맞는 길이의 낚싯대를 써야 한다. 가령 2m 수심이라면 9척(2.7m) 길이면 충분하다. 또한 물 흐름이 있는 곳은 초릿대와 찌와의 원줄 길이가 짧아야 찌가 채비 투척 지점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낚시를 해야 할 차례. 찌의 움직임을 보고 목줄을 세우거나 구부린다. 입질이 약하면 목줄을 세워 팽팽하게 하고 헛챔질이 많다면 붕어가 목줄을 자꾸 건드리는 게 원인이므로 목줄을 구부려 느슨하게 조절한다. 목줄을 구부렸는데도 헛챔질이 발생한다면 떡밥을 조금 더 작게 달아본다.
상황에 맞게 목줄의 길이를 바꿔주는 것도 중요하다. 슬로프낚시는 점차 목줄의 길이를 늘려가는 낚시라 할 수 있다. 목줄이 길면 길수록 채비는 물속에서 느리게 내려가게 되고 붕어가 먹을 때 이물감이 덜하다.
목줄의 길이는 30cm부터 시작해 40~50cm까지 늘려 입질을 정확히 잡아낼 수 있는 최적의 길이를 찾아 나간다. 단, 솔리드톱이나 극세 튜브톱의 경우 봉돌이 작기 때문에 목줄이 지나치게 길면 물속에서 목줄이 펴지는 게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목줄의 길이는 50cm를 넘지 않도록 한다. 반대로 목줄의 길이를 줄여야 할 때도 있다. 수심이 얕거나 채비를 빨리 바닥에 내리고 싶다면 목줄을 짧게 한다.
목줄의 길이를 늘려도 입질을 잡아내기 어렵다면 수심을 정확히 측정했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해 봐야 한다. 정확히 수심을 측정했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붕어가 순간적으로 움직여 바닥의 뻘층이 패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계곡지와 같이 경사진 곳에선 윗목줄과 아랫목줄의 단차를 1~3cm 정도 더 주어야 바늘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닿는다.
지금까지 살펴본 방법으로도 찌에 변화가 없다면 단차 슬로프낚시를 시도해 봐야 한다. 단차 슬로프낚시에 대해선 다음 호에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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