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차 슬로프낚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떡밥과 목줄의 밸런스’라 할 수 있다. 떡밥과 목줄의 운용이 조화로워야 예민한 겨울 붕어의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 적당량의 집어떡밥을 투여해 붕어가 먹이떡밥에 접근하게 하고, 제대로 입질을 읽어낼 수 있을 때까지 목줄 길이와 단차를 늘려가는 게 기본 낚시 요령. 둘 중 어느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낚시 전체를 망치게 된다.
겨울 붕어는 마구 먹이를 주워 먹지 않는다. 먹이떡밥에 관심을 보이고 접근하기까지 상당히 더디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고기가 많은 손맛터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수온이 떨어지면 집어떡밥이 들어간 후 먹이떡밥에 반응을 보이기까지 10분 이상 걸린다. 단차 슬로프낚시는 한나절 낚시를 해도 5마리 미만이 대부분인 낱마리 낚시다. 2시간에 한 마리를 낚는다면 성공적으로 낚시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낚시는 떡밥의 양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입질이 없다고 채비를 던진 후 2~3분 내에 곧바로 낚싯대를 들어 올리면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기가 떡밥에 관심을 가질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먹이를 치우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 챔질이 잦으면 바늘 주변에 떡밥 입자가 많이 흩어져 붕어가 그것만 받아먹고 정작 먹이떡밥엔 접근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단차 슬로프낚시는 마라톤 선수처럼 인내력을 가지고 낚시에 임해야 한다.
떡밥을 크게 다는 것도 금물이다. 겨울 붕어는 다른 계절에 비해 소화력이 떨어져 적게 먹는다. 바늘에 달린 떡밥이 너무 크거나 많다면 먹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외면한다.
찌가 깔짝거리긴 하는데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헛챔질 혹은 몸통 걸림 현상이 많다면 이것도 떡밥을 잘못 사용한 결과다. 집어떡밥이 많이 풀려 붕어가 먹이떡밥보다는 바늘 주변의 떡밥입자를 주워 먹고 있는 것이다. 집어떡밥을 작게 해 확산력을 줄여야 한다. 떡밥을 단번에 많이 집어넣기 보다는 점차 집어군을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윗바늘 쪽에서 사락사락 흘러내린 집어떡밥이 바닥의 일정 반경 내에 쌓이고 그 위로 먹이떡밥을 얹히게 하여 입질을 유도 한다. 떡밥이 내려가는 도중 나타나는 입질엔 챔질해선 안 된다.
단차 슬로프낚시는 30~90cm 정도의 큰 단차가 특징이다. 이 낚시의 핵심 테크닉은 바로 목줄의 길이와 단차의 조절에 있다. 특히 아랫목줄의 길이 조절이 중요하다. 붕어의 활성이 약할 때엔 굵은 붕어일수록 바늘에 달린 집어떡밥과 멀리 떨어져서 떡밥 입자를 먹는다. 단차를 크게 주어 먹이떡밥이 집어떡밥과 멀리 떨어져 있게 해야 한다.
반대로 어느 정도 붕어의 활성도가 높으면 집어떡밥 가까이서 미끼 흡입을 하므로 단차를 줄여야 한다. 당일의 입질 상황을 재빨리 간파하여 붕어가 먹이를 취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위치에 먹이떡밥이 놓일 수 있도록 목줄 길이와 단차를 조절한다.
일단 낚시를 시작할 때는 윗목줄 10~15cm, 아랫목줄 50~60cm로 시작한다. 찌의 움직임을 보고 아랫목줄을 늘릴 것인지 아니면 줄일 것인지 판단한다. 떡밥을 계속 집어넣어도 찌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다면 5cm씩 아랫목줄을 늘려간다. 아주 상황이 좋지 않다면 3cm 정도씩 늘린다.
반대로 떡밥을 자주 건드린다거나 몸통 걸림이 생긴다면 목줄을 줄여나간다. 목줄의 경사도, 즉 슬로프는 1cm 정도 찌톱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변화를 주되 그 다음부터는 0.5cm씩 바꿔나간다.
목줄의 길이와 슬로프를 조절해보아도 좀처럼 찌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떡밥의 크기와 점성을 달리해본다. 떡밥의 크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찌에 나타나는 반응이 달라질 때가 많다. 집어떡밥은 입자가 곱고 비중이 가벼운 제품으로 바꿔본다.
찌는 가늘면서 긴 몸통에 다리가 짧은 제품이 좋다, 입질이 약하므로 되도록 눈금 간격이 좁은 형태를 선택한다. 극세(極細) 튜브톱이나 솔리드톱을 쓴다. 솔리드톱과 튜브톱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솔리드톱은 예민하긴 하지만 찌톱 자체의 부력이 없어 윗바늘에 큰 집어떡밥을 달지 못한다. 튜브톱 찌은 떡밥이 풀린 후 복원력이 좋고 떡밥 운용이 자유롭지만 솔리드톱보다는 입질 감도가 떨어진다. 고기의 활성에 따라 어떤 찌를 쓸 것인지 판단한다.
세트낚시가 기본이다. 집어떡밥을 다는 윗목줄은 0.3~0.4호 줄에 5~6호 바늘, 먹이떡밥을 다는 아랫목줄은 0.2~0.3호 줄에 1~2호 바늘을 쓴다. 이때 목줄은 뻣뻣한 타입보다 부드러운 제품을 쓴다. 하지만 물 흐름이 발생한다면 부드러운 목줄이 잘 펴지지 않고 이리저리 떠밀린다는 단점이 있다. 찌가 자꾸 이동하는 등 물 흐름이 있다면 뻣뻣한 목줄로 교체한다.
낚시를 시작하면 떡밥의 크기와 바늘에 다는 상태를 동일하게 하여 찌톱의 복원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낚시 템포를 느리게 하고 싶다면 집어떡밥을 다소 크게 달아 찌톱의 안정(떡밥의 무게로 인해 찌톱이 수면에 잠기는 것) 상태를 찌톱 한 눈금 정도만 수면에 보이게 한다. 반대로 입질이 살아난다면 찌톱을 두세 눈금만 수면에 나오도록 안정시켜 복원 시간을 짧게 한다.
입질은 대부분 아주 약하게 나타난다. 반 눈금 정도 깜박 들어가거나 살며시 들어가는 형태다. 2~3눈금으로 입질 폭이 크다면 붕어가 떡밥을 흡입했다가 뱉는 동작이거나 고개를 돌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먹이떡밥은 형태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우동이 기본이다. 붕어가 떡밥을 건드리는 것 같은데 좀처럼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살포시 들어 바늘에 잘 달려 있는지 한번쯤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글루텐떡밥을 쓴다면 글루텐의 함유량이 많아 점성이 높은 제품을 쓴다. 평소보다 단단하게 개어 팥알 크기보다 작게 달면 바늘에 오래 달려 있게 된다.
단차 슬로프낚시에서 악조건 중 하나가 물 흐름이다. 가는 찌톱에 한 바늘만 바닥에 닿아 있는 상황이므로 물 흐름이 강하면 먹이떡밥이 집어떡밥과 동조되지 못하고 자꾸 바늘채비가 집어 반경을 벗어난다. 물 흐름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수심에 꼭 맞는 낚싯대를 선택해 찌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야 하고 찌 또한 부력이 다소 있는 제품으로 바꿔준다. 그래도 찌가 자꾸 움직인다면 목줄이 길지 않은 일반 슬로프낚시로 전환하는 편이 낫다.
겨울 낚시는 붕어를 불러 모으기보다 포인트 주변에 있는 고기를 노리는 낚시다. 여러 방법을 써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한 자리를 고수하기보다 포인트를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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