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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

홍경일의 감성돔낚시 입문 교실 6강. 대물 감성돔 제압법

by 사계A 202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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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 달 동안 묶였던 감성돔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감성돔 마니아들의 발길이 갯바위로 향하고 있다. 최고의 황금기인 5월을 놓친 것은 분명 아쉽지만 그만큼 어자원이 증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5월을 놓쳤다고 해서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봄 감성돔낚시의 최고 피크는 5월 중순~6월 중순 사이의 한 달이기 때문이다.

(사진 : 낚시춘추)


 

4월 중순~5월 중순을 감성돔낚시 호황기라고 보지만 사실 5월 초까지는 조황 기복이 심한 편이다. 특히 수온 상승이 더딘 서해의 경우 5월 초까지를 일종의 ‘탐색전’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감성돔 만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5월 중순이면 완연한 시즌에 접어들고 길게는 6월 말까지도 대형 감성돔을 만날 수 있으므로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특히 완전 내만을 벗어난 중거리권, 서해로 따지자면 부안군 위도, 보령시 삽시도와 용섬 같은 경우 7월 들어서도 감성돔이 잘 낚이기 때문에 의외로 봄 시즌은 긴 편이다. 이번호에는 영등철만큼 감성돔이 굵게 낚이는 시기임을 감안해 대물 감성돔 제압법에 초점을 맞춰본다.

봄철 대물 감성돔에 대한 오해 네 가지

일단 테크닉 설명에 앞서 봄철(산란기) 대물 감성돔에 대한 오해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알을 밴 봄감성돔은 힘이 없어 쉽게 낚인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만약 감성돔이 60cm가 넘는 대물이라면 45~50cm보다 쉽게 낚일 수 있다. 이런 노성어들은 아무래도 ‘고령’인 데다가 알까지 배면 의외로 큰 힘을 못 쓰고 올라올 때가 있다. 반면 팔팔한 청년급인 45~50cm짜리들은 파워가 여전해 챔질과 동시에 괴력을 발휘하며 도주할 때가 많다. 감성돔낚시 도중 가장 많이 터트리는 놈들이 사실은 50cm 초중반급들이다.
그러나 60cm가 넘는 놈들을 1.5호 목줄 정도로 가볍게 무장해 상대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놈들은 무게만 3kg 이상 나가는 ‘헤비급’이다보니 무게 때문이라도 챔질과 동시에 목줄이 터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일단 대물 봄 감성돔을 노린다면 목줄은 최소 2호 이상을 권장한다.

봄에는 여밭에서 대물이 낚이므로 초반부터 강제집행하는 게 좋다

감성돔 뿐 아니라 어떤 어종도 불문하고 틀린 얘기다. 구멍찌낚시에 있어 초반에 강제집행해서 도움이 되는 고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벵에돔(긴꼬리벵에돔 포함)도, 돌돔도, 부시리도, 참돔도 초반부터 강하게 맞당기면 그에 맞춰 고기도 강하게 저항한다. 반면 여유 있게 드랙을 주며 달래면 의외로 큰 힘을 쓰지 않고 끌려올 때가 많다.
이 경우는 줄다리기 원리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줄다리기는 양 팀이 사력을 다해 줄을 당기기 때문에 그 힘이 최고치에 달하게 된다. 이런 원리로 히트와 동시에 강하게 당기면 감성돔이 최고치의 힘을 발휘해 여밭으로 도주하고, 제 아무리 목줄을 굵고 강하게 써도 여쓸림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대물이 걸렸다 싶으면 드랙만 드랙만 풀리게 만들고 더 이상의 무리한 액션 과정은 삼가는 게 좋다.

산란기 봄 감성돔은 경계심이 강하고 입질도 예민하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낚시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다. 5짜, 6짜에 이르는 대형 감성돔이 고작 3~4m 수심의 육지권 갯바위까지 들어와 낚이는데 무슨 경계심이 강하고 입질이 예민하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낚시인들이 봄감성돔 입질이 예민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대체로 조류 흐름이 완만한 내만, 좀 더 범위를 좁히면 조류 흐름이 약한 후미진 홈통 지형에서도 감성돔이 잘 낚이기 때문이다. 조류가 약하거나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미끼가 수직으로 매달려있고 감성돔도 느릿느릿 움직인다.
이런 상황에서 입질한다면? 수직으로 선 목줄이 감성돔 입술에 먼저 닿게 돼 이물감을 느끼게 되고 미약한 입질로 나타날 수 있다. 즉 이런 현상은 봄철 내만 뿐 아니라 초겨울 원도 갯바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울러 봄에는 조류 흐름 약한 홈통이 주요 포인트라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봄 감성돔도 조류가 잘 흐르는 지점이 최고의 명당이며 그런 곳에서는 초가을 입질만큼 시원하게 찌가 빨려 들어간다.

 

(사진 : 낚시춘추)


 

제압요령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대물 감성돔을 걸었을 때 터트리지 않고 끌어낼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론 일단 50~60cm급 대물들은 걸어도 놓칠 확률이 20~30%에 달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봄에는 얕고 거친 여밭에서 주로 낚시하기 때문에 대물을 걸게 되면 초반 몇 초 동안은 감성돔이 도주하는 방향대로 원줄을 풀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몇 초 동안 운 좋게 원줄이나 목줄이 여에 쓸리지 않았다면 승기는 낚시인이 주도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릴대를 계속해서 90도 각도로 세운 상태에서 너무 조급하게 펌핑하지 말고 대를 살짝만 숙이며 펌핑과 릴링을 반복하면 된다.
신속하게 끌어내겠다는 생각에 릴대를 급격하게 숙였다가 릴을 감는 동작은 절대 금물이다. 릴대를 급격하게게 숙이며 릴을 감으면 감성돔과 릴대 사이의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면서 순간적으로 ‘도망칠 틈’을 감지한 감성돔이 가속을 붙여 여밭으로 돌진하기 때문이다.
일단 멀리 차고 나간 감성돔이 멈칫하면 1차 질주는 끝난 것 걸로 보면 되는데 이때 또 방심하고 빠르고 강하게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감성돔은 최소한 한 번 더 힘을 쓰며 저항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릴링 속도는 동일하게 유지하고 릴대의 각도 역시 동일하게 유지해서 감성돔의 힘을 지긋이 빼는 게 좋다.

드랙은 충분히 강하게 조여 놓는 게 좋다

구멍찌낚시인들이 대물을 놓치는 유력한 경우 중 하나가 드랙 조절의 실패다. 낚시인들은 보통은 목줄 강도에 맞춰 손으로 원줄을 당겨보며 드랙 강도를 조절한다. 대충 손으로 당겨 지이익~ 하고 풀려나갈 정도로 조절하는데, 실제로 낚시인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드랙 강도는 감성돔이 당기는 힘보다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실제로 고기를 걸어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드랙을 적당히, 강하게 조였어도 십중팔구는 히트와 동시에 맥없이 풀린다. 그리고 드랙 풀림이 멈췄을 때 재차 조이고 다시 파이팅을 벌일 때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얘기는, 초반부터 너무 무리하게 드랙을 조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조이는 것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낚시인들이 드랙을 적당히 풀어놓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기의 힘에 목줄이 터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인데, 우리가 쓰는 1.5호 이상 목줄은 단순히 감성돔의 힘만으로는 끊기 어렵다. 게다가 구멍찌낚시는 드랙의 장력과 릴대의 휨새까지 더해져 대응하기 때문에 감성돔의 힘만으로 목줄을 끊기란 불가능하다.
일례로 나는 15년 전 충남 태안의 만대포구 갯바위에서 스풀이 단 한 바퀴도 풀리지 않을 정도로 드랙을 조여 53cm 감성돔을 낚아낸 적 있다. 당시 나는 ‘1.5호 목줄의 강도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클 때였다. 그래서 일부러 드랙을 꽉 잠근 상태에서 입질과 동시에 챔질해 릴대의 탄력으로만 감성돔과 맞섰다. 드랙이 풀리지 않자 도망갈 수 없게 된 감성돔은 마치 콤파스로 원을 그리듯, 왼쪽에서 히트돼 오른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도주하다가 옆 갯바위에서 기다리던 낚시인의 뜰채에 무사히(?) 담기고 말았다. 약간은 황당한 상황이었다.
확실히 드랙이 풀려나가는 상태에서는 감성돔이 날뛰며(?) 저항했지만 아예 꼼짝 못하게 잠가 놓으니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뜰채에 담긴 것이다.
필자는 이런 경우를 사람이 고무 바를 허리에 두르고 당기는 경우와 인장력이 없는 쇠사슬을 묶고 당기는 경우로 비유한다. 즉 고무 바는 신축성이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전력질주할 수 있고 일정 거리까지는 큰 힘으로 내달릴 수 있다. 그러나 인장력이 전혀 없는 쇠사슬을 묶으면 초반부터 전혀 추진력을 낼 수 없다. 드랙을 전혀 주지 않고 버티기로 낚아낸 만대포구 53cm 감성돔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봄철에, 특히 대물을 대상으로 낚시한다면 드랙은 충분히 잠가놓고 낚시해도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대상어의 힘을 초반부터 빼는 데는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초반부터 우악스럽게 릴을 감으며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감성돔에게 겁을 주면 오히려 더 놀라 날뛴다. 반대로 같은 패턴으로(동일한 드랙 강도와 낚싯대 각도 유지로)로 초반부터 맞선다면 의외로 쉽게 대물을 끌어낼 수 있다

드랙에 대한 오해

드랙은 늘 동일한 강도로 풀리지 않는다

릴의 드랙은 원줄이 빠져나가는 강약을 조절하는 장치다. 드랙을 강하게 조여 놓으면 그만큼 대상어가 많은 힘을 들여 도망쳐야 해 일찍 지친다. 반면 너무 무리하게 강하게 조여 놓으면 목줄이 끊어질 수도 있으므로 드랙 강약 조절은 목줄의 강도를 잘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낚시인들은 드랙이 늘 같은 강도로 풀린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가장 낮은 단계의(살짝 조였을 때) 저항이 1, 가장 높은 단계(꽉 조였을 때)의 저항이 10이라 했을 때 드랙을 6의 강도로 조절했다고 치자. 물고기가 6보다 센 8의 힘으로 도주한다면 드랙은 풀려나갈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6의 강도만 넘어도 풀려나가지만 스풀 회전에 탄력이 붙으면 3 또는 4 정도의 저항만 전해져도 드랙이 풀리게 된다. 관성의 힘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운동선수들이 로프로 연결한 타이어를 허리에 묶고 달리는 훈련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스타트 때는 타이어 무게 탓에 끌기가 쉽지 않지만 가속이 붙으면 타이어가 쉽게 딸려온다. 그만큼 마찰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랙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라는 판단보다 1~2단계 더 강하게 조여 놓는 게 실전에서는 유리하다.
다이와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제품에 ATD(Automatic Tournament Drag)라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미약한 초반 저항에는 드랙이 잘 풀리지만 강한 저항이 전달되도 여전히 동일 저항을 유지하며 드랙이 풀리는 첨단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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