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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

홍경일의 감성돔낚시 입문 교실 13강. 영등감성돔 포인트 선정

by 사계A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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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철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포인트 선정 문제. 그중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여밭과 급심에 관한 얘기다.
구멍찌낚시 초기에는 ‘수온 낮은 영등철에는 깊은 수심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으나 어느 날부터 ‘수온 낮은 상황에선 오히려 얕은 여밭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이론이 퍼져나갔다.

실제로 영등철에 낚시해보니 깊은 곳 뿐 아니라 얕은 여밭에서도 마릿수 조과가 확인되면서 ‘반드시 깊은 곳만 노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왜 저수온기에 여밭이 유리한 것일까? 가장 유력한 주장은 ‘얕은 여밭일수록 햇빛 투과율이 높아 수온 상승이 빠르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그 얘기가 맞는다면 지금까지 말해온 깊은 곳의 보온효과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꾸준한 조황을 배출하며 포인트 경쟁이 치열한 유명 포인트들(깊은 수심을 보유한 명당들)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이 점에 대해 나는 ‘얕은 수심의 여밭의 수온상승이 빠르다’는 설은 근거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이론이 정설이라면, 가을에 입질이 활발했던 여밭만 골라 내리면 되므로 지금처럼 깊은 수심의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깊은 수심의 보온효과는 근거 부족

깊은 수심이 보온효과가 뛰어나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부족하다. 민물이건 바다건 간에 깊은 곳의 수온이 낮은 것은 상식이다. 스쿠버를 취미로 즐기는 필자는 사계절 모두 바다 속에 들어가 보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수온이 낮아지지 따뜻해지는 경우는 느끼지 못했다. 상층 10m까지의 수온약층은 외부 영향을 크게 받아 수온 변화가 다소 있지만 10m 이상부터는 수온이 일정하게 내려가는 게 현실이다.

‘얕은 수심의 수중여가 햇살을 받으면 쉽게 달궈지며 수온을 올린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바닷물은 민물처럼 가만히 고여 있지않고 계속 움직이며, 우리가 낚시하는 포인트라고 하는 곳들은 적어도 5~6m 이상의 수심을 유지하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연재의 키포인트다. 즉 얕은 수심대는 평소에는 고기가 잘 몰리지 않는 구간이지만, 특정 시간대(물때 또는 아침, 저녁 같은 피딩 시간)가 되면 먹이사냥을 위해 본능적으로 향하는 곳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조건(수온, 물색, 바람, 너울 등등)이 좋지 않을 때는 그 정도가 약하고 이 중 몇 가지 여건이 맞아 떨어진다면 과감하게 먹이사냥에 나선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충족되어야만 하는 조건에 앞서 중요한 것이 지리적인 여건이다. 그 여건들은 다음과 같다.

(사진 : 낚시춘추)



1. 일정 수온이 유지되는 중거리권 섬일 것

같은 5m 수심 여밭이라도 내만의 5m 수심과 원도권 5m 수심은 수온 차가 크다. 내만보다는 원도로 갈수록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즉 영등철을 맞은 원도권에서 여밭과 급심의 수온 차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2. 여밭 주변에 깊은 수심이 근접해 있을 것

내가 내린 여밭 인근에 깊은 수심대가 근접해있는 곳이 유리하다. 평소에는 깊은 수심에 안주하던 감성돔들이 물때에 맞춰 쉽게 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섬 주위가 전반적으로 얕은 곳은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못한다.

3. 발 앞뿐 아니라 먼 거리까지 여밭이 발달한 곳이 좋다.

발 앞만 여밭인 곳은 감성돔이 올라붙는 구간도 좁고 머무는 시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먼거리까지 여밭이 발달해 있다면 감성돔이 폭넓게 분포해 있을 것이다. 아울러 수심이 얕아도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여러 조건이 부족해도 경계심을 덜 느끼게 된다.

저수온 때 여밭이 돋보이는 이유
자체 수온 상승 아닌 상승한 조류가 밀려온 것

날씨가 따뜻하면 얕은 여밭의 수온이 빨리 올라 입질이 좋아진다는 얘기는 근거가 부족하다. 그 이론대로라면 날씨 좋은 날은 무조건 여밭에서 대박이 나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실질적인 이유는 평소보다 수온이 상승한 조류가 여밭으로 밀려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물속 조건(수온 등)이 양호해지면서 감성돔이 먹잇감이 많은 여밭으로 들어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진 : 낚시춘추)



저수온 시 깊은 수심이 주는
은신처 효과는 분명히 존재해


그런데 왜 수온 낮은 겨울에는 깊은 수심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는 것일까? 아마도 활성이 저하된 감성돔이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머무르기에는 여러 위험에 노출되는 얕은 여밭보다, 어둡고 침침한 깊은 수심이 유리하다는 본능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추운 겨울에 민물낚시를 해보면 짧은 낚싯대보다 긴 낚싯대에 입질이 오는 경우가 잦은데, 특이한 사실은 연안과 깊은 곳의 수온 차가 크게 나지 않는데도 연안보다는 깊은 곳에서 입질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 역시 보온효과라기 보다는 안정된 은신처로서의 역할이 더욱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한편 효율적인 영등철 여밭 공략을 위해 익혀둘 테크닉이 바로 원투 찌낚시다. 먼 거리까지 수중여가 듬성듬성 박혀있는 곳이라면 수심에 관계없이 감성돔이 은신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은 연안과도 거리가 멀어 감성돔이 경계심을 덜 갖고 입질도 시원하게 나타난다. 원도권 영등철 원투낚시 때 3~4호의 고부력 구멍찌를 써도 입질이 시원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영등철 포인트를 선정할 때 가장 최선은 안정된 깊은 수심대인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그런 곳을 선점하지 못했다면? 얕은 여밭을 역으로 노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있다. 단 이때는 3호 이상의 구멍찌를 여유롭게 갖출 것을 권한다. 깊이 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주 먼 거리까지 채비를 효과적으로 날려 보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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