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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

테크닉 - 제주 우도 깊은 수심 공략술. 샌드위치 동조로 벵에돔 낚아라

by 사계A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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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지난 7월 중순, 기승을 부리는 폭염 속에 제주 우도를 찾았다. 오늘의 출조포인트는 성산포항에서 들어가는 직벽안통이다. 이름 그대로 직벽 포인트의 안쪽에 위치한 곳으로 수심이 12m 이상으로 깊다.

대체로 마주 보이는 직벽 포인트는 본류가 콧부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썰물에 좋고 내가 내린 직벽안통 포인트는 들물에 좋은 조황을 보인다.

물때는 10물이지만 이번 물때는 조고차가 적은 시기라 조류의 흐름이 약할것 같아 고전이 예상됐다. 하선 당시에는 초썰물이 진행되고 있었고 바람과 너울이 강해 벵에돔 활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 하선하자마자 동출한 인천의 후배 김영욱 씨가 곧바로 긴꼬리벵에돔을 걸어냈다.

시마노 필드스텝인 김광우도 채비를 마치고 첫 캐스팅을 했다. 오늘은 1호대에 3000번 레버브레이크릴을 사용했고 원줄은 갯바위 전용 합사 0.6호, 목줄은 카본사 1.5호 9m 정도를 원줄과 직결했다. 바늘은 긴꼬리벵에돔 전용 4호. 어신찌는 00호를 썼다. 소형 제로스토퍼를 바늘로부터 약 3.5m 정도 위치에 달아 목줄 길이를 조정했다.

비중 1.30의 합사 원줄, 카본 목줄 1.5호 9m. 여기에 투제로 찌가 세팅된이 채비는 정렬되면 전체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천조법과도 매우 흡사한 채비 운용법이다.

(사진 : 낚시춘추)



수심 6m 넘어가면 동조 효과 크게 떨어져

나는 낚시를 시작할 때 기본적으로 밑밥을 발밑 반탄류의 시작점에 꾸준히 주어 집어효과와 잡어분리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목표한 공략지점에 밑밥을 4주걱 정도 먼저 준 뒤 곧바로 그 지점에 채비를 캐스팅한다. 이후 조류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후속 밑밥을 3주걱 정도 던져 넣어 밑밥 띠와 밑밥 띠 사이에 미끼가 놓이는 샌드위치 효과를 만든다.

 

이 과정을 만드는 이유는 깊은 수심대에서 밑밥과 미끼의 원활한 동조를 위해서다. 밑밥을 먼저 던지는 이유는 정렬된 채비가 밑밥보다 빨리 가라앉기에 그 속도를 감안해 미리 던지는 것이다.

이후 수심 6m까지는 그럭저럭 동조가 되더라도 그 이하로 내려가면 원줄이 조류, 바람 등의 영향을 받아 채비 하강은 더뎌진다. 이때 나중에 던진 3주걱의 밑밥이 채비 위로 내려가면서 재차 밑밥동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첫 캐스팅 후 채비가 정렬되는 약 20초 동안 뒷줄에 긴장감을 주었다. 목줄이 펴지며 바늘부터 서서히 하강하도록 유도하고, 어신찌마저 잠겨들기 시작할때 원줄을 살짝 풀어주었다. 어신찌가 약 30cm 가라앉았을 때 침강속도가 약간 빨라지는 것을 보고 챔질하자 35cm급 긴꼬리벵에돔이 걸려들었다.

원하는 패턴대로 들어맞자 오늘은 대박을 맞겠다 싶었다. 그러나 웬걸, 30분도 안 돼 바람이 잦아들면서 적당했던 너울도 사라지고 파도마저 잔잔해져버렸다. 이후 포인트를 장악한 것은 벵에돔이 아니라 1m가 훨씬 넘는 대형 부시리들이었다. 대형 부시리가 활개 치면 벵에돔은 깊은 곳으로 숨거나 아예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긴 침묵의 시간이 계속되고 무더위만 남아 낚시를 어렵게 만들었다. 준비해간 아이스박스의 얼음물과 햇볕을 피하기 위해 가져간 우산으로 버티며 조류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제주도 한여름 낚시의 힘듦을 몸소 체험하며 해가 뒤편으로 사라지기를 기다리는데 평소 같으면 오후 3시30분 정도에 뒤편 갯바위 너머로 넘어가던 태양이 이날은 오후 4시30분이 다 되어서야 넘어간다.

(사진 : 낚시춘추)



신형 찌낚시 합사 원줄의 위력 실감

물돌이가 시작되면서 심기일전해 낚시를 시작해본다. 투제로 찌에 G5봉돌을 부착해 깊이 내려 보지만 계속 미끼가 살아 돌아왔다. 더 깊이 내려야 할 것 같아 직결 하단에 부착한 G5 봉돌을 떼고 G4 봉돌을 부착해 다시 캐스팅했다.

멈춰있던 조류가 서서히 움직이며 7m 이상 내려간 채비가 속조류를 타며 원줄을 조금씩 당겨가는 움직임을 보임과 동시에 곧바로 원줄을 차고 나가는 입질이 왔다. 오랜 침묵을 끝내고 강하게 저항하는 녀석은 4짜에 조금 못 미치는 준수한 씨알의 긴꼬리벵에돔이다. 철수 때까지 약1시간 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지만 조류가 움직이고 있어 최선을 다해 집중하니 깊은 수심대에서, 같은 패턴으로 연속 두 마리의 벵에돔을 낚을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시마노 필드스텝인 김광우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 선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합사 원줄을 빼놓을 수 없다. 찌낚시용 합사는 인터라인 낚싯대가 등장한 20여 년 전에도 등장했으나 당시는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합사의 특성상 엉킴이 심했고 강한 부력을 갖고 있어 쉽게 가라앉지도 않았다.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가이드와 엉켜 초리대를 부러뜨려먹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특히 부력을 갖고 있다 보니 범섬이나 우도 같은 곳에서 잠길찌낚시로 8~10m 수심을 공략하는 데는 불편했다. 수면에 뜨는 성질이다 보니 바람이라도 강하게 불면 그야말로 문제투성이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기술의 발전이 이뤄지면서 찌낚시용 합사도 진화했다. 이전 합사와 달리 최근의 합사는 합사의 내부에 테프론 심을 넣어 직진성을 높였다. 테프론 심이란 쉽게 말해 가는 낚싯줄을 말하는데, 경질의 낚싯줄이 합사 내부로 들어가면서 직진성이 좋아졌고 과거와 같은 가이드 꼬임 현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물에 뜨는 성질도 개선했다. 0.6호 기준 비중 1.31의 서스펜딩 특성까지 보여 수면 아래 약간 잠기기 때문에 과거처럼 원줄이 바람에 날리는 단점도 사라졌다. 여기에 동일 호수의 나일론 원줄 대비 약 3배의 강도를 지녔고 원줄이 가늘어진 만큼 비거리는 늘어났다. 나일론 원줄에 비해 연신률이 적은 만큼 민감한 어신이 쉽게 감지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1가급적 원줄을 가늘게 쓰고 싶었으나 강도 때문에 걱정했던 낚시인들이라면 찌낚시 전용 합사를 써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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