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 시즌에 남해에서 가장 핫한 장르를 꼽으라면 단연 타이라바다. 여수, 통영, 거제를 비롯해 내가 활동하고 있는 부산에서도 겨울이면 타이라바 출조가 대세가 되었다. 주로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출조가 이뤄진다. 그 이유는 12월 중순이 되기까지는 갈치낚시를 출조하다가 갈치낚시가 시들해질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타이라바 출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실 타이라바는 연중 가능하다. 하지만 낚싯배들이 시즌에 맞는 어종을 골라서 출조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이 구분되는 것이지 딱히 타이라바 시즌이 겨울부터라고 말하는 것은 ‘글쎄’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부산권만 하더라도 봄에도 타이라바가 잘 되고 예전에는 가을부터 꾸준히 타이라바 출조를 해왔지만 현재는 낚시인이 많이 몰리는 팁런이나 갈치낚시 등을 나눠서 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즌 구분이 이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여수나 거제, 통영도 마찬가지이며 제주도 역시 가을 팁런 시즌과 갈치 시즌이 끝나는 12월부터 본격적인 타이라바 출조가 시작된다. 즉, 지금이 타이라바 출조 적기라는 것이다.
로드
최근에는 로드 2대를 함께 사용
2008년 서해에서 열풍을 일으킨 타이라바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해왔다. 특히 장비가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타이라바를 할 때 베이트릴 장비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어떤 베이트릴 장비를 구하냐가 중요하다.
최근 대세가 되는 로드는 초리가 전체적으로 솔리드 타입이라 아주 쉽게 휘어지고 허리가 튼튼한 것이다. 예민한 입질을 쉽게 감지하고 톡톡거리는 참돔의 입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허리까지 낭창하게 휘어지는 로드를 선호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큰 참돔을 노리고 출조하는 경향이 짙었기에 전체적으로 빳빳하고 허리가 튼튼한 로드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남해에는 30~40cm 참돔이 주로 낚이고 커도 50cm 내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로드의 파워는 중간 이상이면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보다 우선적으로 참돔의 입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대부분 초리와 허리까지 낭창한 로드를 선호하고 있다. 허리의 힘이 약하면 대형 참돔을 올리는 데 힘들지 않을까? 실제로 낚시를 해보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지 대형 참돔을 상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허리가 강한 낚싯대를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큰 참돔을 낚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고민 때문에 낚시인들은 최근 두 대의 로드를 준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형 록피시와 작은 씨알 참돔용으로, 전체적으로 솔리드 타입의 로드를 한 대 준비하고 대형 참돔과 방어, 부시리까지 상대할 수 있는 튜블러 타입의 로드도 준비한다. 낚시를 시작할 때는 솔리드 타입의 로드를 사용하다가 큰 대상어가 붙으면 튜블러 타입으로 바꾸는 식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반대로 운용을 해도 된다.
최근에는 타이라바 전용대가 업체별로 많이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제품을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다른 로드처럼 길이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액션이나 파워가 제각각인 것이 아니라 초리의 성질에 따라 솔리드, 튜블러 정도로 구분해서 서너 가지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라면 솔리드, 그 외 대형어를 노릴 경험자라면 튜블러 타입을 구입하면 된다.
라인
가는 것이 유리, 0.8호가 평균
베이트릴은 시중에 판매하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다. 30~40cm 참돔을 견인하는 데는 국내산 소형 베이트릴만 사용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1호 합사가 200m 정도 감기는 베이트릴이면 된다.
최근에는 전체적인 감도를 높이고 조류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해서 합사의 굵기를 최대한 가늘게 사용하는 것이 유행인데 현장에서는 0.8호 내외를 사용하며 0.6호를 사용하는 낚시인들도 더러 있다. 합사가 보통 8합사, 12합사로 만들어져 인장력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타이라바 자체가 라인이 쓸려서 터지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예전보다 가는 줄을 사용하는 편이다. 따라서 앞서 말한 솔리드 로드를 사용할 때는 0.8호 내외의 가는 합사를 감은 베이트릴을 장착하고, 튜블러 로드를 사용한다면 1.5호 내외의 합사를 감은 베이트릴을 장착하면 밸런스가 잘 맞다.
베이트릴은 기어비의 선호도가 달라진 게 특징이다. 예전에는 10:1의 하이기어(빨리 감기지만 견인력이 약하다)나 4:1의 로우기어(견인력이 강하지만 감는 속도가 느리다)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그 중간인 6:1, 5:1이 인기 있다. 감는 속도와 견인력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베이트릴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심을 쉽게 알 수 있는 수심측정기가 달린 베이트릴이 인기 있다. 한 번 입질이 들어온 구간을 쉽게 알 수 있고 그 구간을 더욱 집중적으로 노리기 위해서는 수심측정기를 통해 정확한 수심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타이라바의 선택
일체형은 비추, 헤드·넥타이·바늘 따로 조합해야
타이라바는 특이하게도 루어의 이름인 ‘타이라바’가 그대로 장르 이름이 되었다. 장르의 이름처럼 타이라바 선택이 중요하다. 타이라바는 헤드와 넥타이로 구분되어 있으며 넥타이 사이에 바늘을 넣어서 대상어를 걸어낸다. 예전에는 헤드, 넥타이, 바늘이 일체형이었으나 최근에는 헤드와 넥타이, 바늘이 모두 분리되는 유동형(조립식)으로 바뀌었다. 헤드, 넥타이, 바늘을 모두 따로 구입해서 본인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쓸 수 있기 때문에 활용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헤드는 40g부터 150g까지 다양하게 준비한다. 남해안의 수심이 40~60m인 점을 감안하면 80~100g을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조류가 흐르지 않거나 얕은 곳을 노릴 때는 40g 내외도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반대로 원도로 나가서 수심 100m를 공략할 때는 150g 내외의 헤드도 필수다. 선장이 어떤 포인트로 이동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수심과 조류의 세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헤드도 다양한 무게를 준비한다.
넥타이는 아주 다양한 컬러와 형태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하라고 권하기가 어렵다. 대신 중요한 사실 하나는 물속에서 넥타이가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넥타이가 길때 조류가 빠르면 빠른 조류에 의해 넥타이가 서로 붙어 버려서 제대로 된 액션을 내지 못하고 조류가 너무 약하면 넥타이가 축 쳐져서 액션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조류의 세기를 감안해 넥타이의 길이와 가닥 개수를 조절하며 사용해야 하고 꼴뚜기나 오징어 모양의 독특한 트레일러 웜을 부착하는 것도 묘수가 될 수 있다. 넥타이대신 청갯지렁이를 꿰어 참돔을 유인하려고 경우가 많으나 요즘은 타이라바가 넥타이에 변화를 주어 어필 효과를 높이려는 낚시인도 늘고 있다.
바늘은 대상어의 활성에 따라 작고 날카로운 것을 사용한다. 참돔의 입안과 입천장은 이빨과 같은 성질의 석회질로 되어 있어서 바늘이 잘 박히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바늘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작아도 날카로워서 살짝 걸려도 깊이 박히고 참돔의 피부를 찢지 않는 것이 좋다. 바늘은 참돔 전용 8~13호를 사용하며 케블러 목줄에 묶어서 사용한다.
낚시 방법
같은 속도로 릴링하는 것이 기본
타이라바낚시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반복적인 릴링만으로 참돔을 낚을 수가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게 접할 수 있다. 중요한 테크닉이 있다면 단순한 릴링을 하더라도 속도를 어떻게 맞추는지, 노리는 수심층이 어디인지를 맞추는 것이다.
타이라바는 릴링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릴링 속도는 1초에 핸들을 한 바퀴 정도 돌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1초라는 시간이 사람마다 재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도 차이가 나지만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하고 세면서 천천히 핸들을 돌리면 된다. 자신만의 릴링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1초에 반 바퀴를 감더라도 일정한 속도로 감으면 된다.
입질이 없으면 변화를 준다. 조류가 잘 흐르지 않을 때는 더 천천히 감거나 반대로 조금 더 빨리 감아야 하고, 조류가 빠르게 흘러갈 때는 조금 느리게 감는다. 참돔의 활성이 떨어졌을 경우에도 느리게 감는 것이 좋으며, 참돔의 활성이 높을 때는 조금 빨리 감는다. 참돔은 떨어지는 혹은 솟아오르는 타이라바를 천천히 쫓으며 넥타이를 쪼는 방식으로 입질을 하는데, 이때 타이라바가 너무 빨리 움직이거나 너무 늦게 움직이면 참돔이 흥미를 잃게 된다. 참돔이 처음 반응한 속도를 잘 기억하고 같은 속도의 액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테크닉
타이라바로 바닥을 긁지 말아야
국내 타이라바 유저들이 가장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마 ‘타이라바로 바닥을 긁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타이라바는 폴링과 수식 상승을 반복하며 대상어를 유혹하는 낚시인데 대상어의 활성이 낮을 때는 무작정 바닥을 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조과가 저조한 날을 보면 마치 타이라바로 바닥을 긁듯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암반이 많고 수심 차이가 큰 남해안에서는 바닥을 긁듯이 타이라바를 운영하면 십중팔구 밑걸림으로 타이라바만 잃게 된다.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조류가 흐르지 않을 때 타이라바를 캐스팅한 후 바닥을 찍으며 감아 들이는 것이다. 마치 루어로 바닥에서 호핑이나 리프트앤폴 액션을 주듯이 운용한다. 이렇게 하면 운이 좋아서 록피시를 낚을 수 있겠지만 참돔을 낚기는 어렵다.
조류가 가지 않을 때는 차라리 조금 무거운 헤드로 교체하고 캐스팅을 한 후 바닥을 찍자마자 타이라바를 조금 띄우듯이 천천히 릴링하는 것이 참돔을 유인하기 좋은 액션이다. 헤드만 바닥을 찍는 것과 헤드가 유영하며 넥타이와 함께 액션을 연출하는 것은 어필력에 있어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류가 없을 때는 참돔이 거의 바닥에서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다. 참돔은 조류가 흐를 때 부상하며, 조류가 흐르지 않을 때는 천천히 바닥층을 유영하며 암반에서 먹이를 찾는다. 중요한 것은 타이라바가 전체적으로 유영하는 듯한 액션을 연출해야 참돔의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돔이 있는 곳에 무작정 타이라바를 들이미는 것은 아니다. 무거운 타이라바를 쓰는 이유는 타이라바가 가벼울 경우 금방 중층으로 뜨기 때문이다. 타이라바를 참돔이 움직이는 바닥층에 일정하게 ‘유영시키는 것’이 핵심 테크닉이다.
FISHING GUIDE
청갯지렁이 쓸 때는 넥타이와 엉키기 않게
서해에서 시작한 타이라바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청갯지렁이를 옵션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행했다. 청갯지렁이를 즐겨 쓰는 지역이기도 하고, 넥타이보다는 청갯지렁이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실전에서도 더 나은 조과를 보이곤 했다. 하지만 곧이어 청갯지렁이가 타이라바 운용을 방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타이라바는 헤드와 넥타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액션을 내야 하는데 청갯지렁이와 넥타이가 엉겨 붙으면서 제대로 된 액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갯지렁이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서 타이라바를 운영하는 것이 아닌 청갯지렁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낚시가 이뤄지기 때문에 액션 보다는 무작정 바닥을 긁는 방식이 유행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제주도나 남해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수심 차이가 크고 조류가 강한 급심에서는 바닥을 긁는 것도 어렵거니와 치렁치렁 매단 청갯지렁이, 바늘, 넥타이가 순식간에 엉켜서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청갯지렁이를 쓰더라도 넥타이를 간결하게 달고 청갯지렁이도 한 마리 정도만 꿰어서 사용하고 있다. 청갯지렁이도 물속에서 하늘거리며 움직이면 넥타이보다 더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저수온기에서는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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