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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낚시

제주 팁런 노하우 부지런한 컬러 로테이션이 최고의 테크닉

by 사계A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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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낚시춘추)

제주도로 무늬오징어 팁런을 하러 오는 육지 낚시인 대부분은 수도권과 중부지역에서 공항과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항이 김포공항과 청주공항이며 광주공항과 대구공항은 이용 빈도가 낮다. 광주와 대구 낚시인은 지역적으로 남해안과 가깝기 때문이다. 2시간 정도만 차를 몰면 팁런을 할 수 있는 출항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일 것이다.
취재일에도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나는 한조크리에이티브 박범수 대표, 루어낚시용품 전문 쇼핑몰 캐스팅마켓의 김창훈 대표와 동행취재에 나섰는데, 동승한 낚시인 대부분이 용인, 성남, 청주 등에서 온 중부지역 낚시인들이었다. 
용인에서 온 김창용 씨는 “용인에서 김포공항까지는 약 1시간20분 거리다. 주차 후 비행기에 탑승까지 또 1시간여가 걸리고 제주도까지 날아가는데 또 1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렌트카를 타고 출항지까지 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족히 5시간은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 코스를 좋아한다. 차를 타고 남해안까지 가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겠지만 오고 갈 때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너무 좋다. 여기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여행에 나선다는 기분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집합금지 해제 후 비행기 값이 코로나 창궐 이전 수준으로 올라감에 따라 제주를 찾는 발길도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다. 
30g 에기스타TR+20g 마스크로 바닥 직공
오전 6시에 모슬포항에 도착, 이날 타고 나갈 리틀자이언트호 김평주 선장과 인사를 나눴다. 김평주 선장은 하필 조황이 가장 부진할 때 맞춰 왔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최근 조황을 설명했다. 올해는 여름부터 동풍이 아닌 서풍이 지속적으로 불었고 수온도 너무 높아 무늬오징어들의 활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김평주 선장은 “오전에 많이 낚는 사람이 3마리? 그보다 못 낚는 사람도 있고…”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보통은 이렇게 조황이 나쁘면 못 낚아도 ‘대여섯 마리 정도’라거나 이런저런 변명을 둘러대는 게 보통인데 김평주 선장은 너무 솔직해 ‘탈’이었다. 
옆에서 이 얘기를 듣고 있는 김창욱 씨가 “우리는 그래서 김평주 선장님을 좋아한다. 조황이 정확해야 그에 맞는 대처를 할 것 아니겠는가”라며 엄지를 세웠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평일임에도 리틀자이언트호는 오전 출조는 물론 오후 출조도 정원이 마감된 상태였다. 
모슬포항을 출발한 낚싯배가 포인트에 도착한 것과 동시에 낚시가 시작됐다. 우려대로 첫 포인트에서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수심은 12m였는데 30분 정도 압박수색을 해봤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러자 김평주 선장이 송악산 인근으로 배를 몰았다. 얕은 여밭이 형성된 이 구간은 서귀포 무늬오징어 팁런의 단골 코스다. 
이곳에서부터는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으나 역시 연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선미에 나란히 선 우리 중에서는 김창훈 씨가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아냈다. 씨알은 감자와 고구마의 중간쯤 되는 녀석이었다. 
김창훈 씨는 30g 무게의 쯔리켄 에기스타TR 팁런 에기에 20g짜리 마스크를 씌워 바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김창훈 씨는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바닥을 집중적으로 찍어가며 입질을 간파해야 합니다. 밑걸림이 두렵다고 가벼운 에기로 설렁설렁 더듬으면 입질받기 힘들어요”라며 팁런 에기의 머리에 씌운 마스크를 보여줬다. 
5분 뒤 박범수 씨가 고구마급은 훨씬 넘는 씨알을 걸어냈다. 역시 30g 무게의 오렌지 컬러 에기스타TR 에기였으며 20g짜리 마스크를 씌워 사용했다. 박범수 씨는 “에기를 살짝 잡았다가 놓는 입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람까지 불다보니 낚시인들이 이런 약한 입질 파악에 애를 먹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늘에 무늬오징어의 촉수만 걸려나오는 경우도 여러 번 목격됐다.
오전낚시는 11시에 마쳤는데 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선두에 선 낚시인이 고구마급으로만 혼자 5마리를 낚아 최고의 조과를 거뒀고 다른 낚시인들은 감자와 고구마급을 섞어 3~4마리가 평균이었다. 씨알은 잘지만 최고의 마릿수 시즌이 무색한 조과였다. 

(사진 : 낚시춘추)

에기 컬러는 다양하게 교체해봐야 
박범수 씨와 김창훈 씨는 오전에만 총 7마리를 낚았는데 우리는 이 중 큰 놈들만 골라 인근 식당을 찾은 뒤 맛있게 물회를 만들어 먹었다. 오후 낚시는 2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포함 총 3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이 시간에 식사도 하고 느긋하게 커피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오후에는 바람이 좀 더 강해져 낚시 여건이 오전보다 더 나빠졌다. 원래 무늬오징어 팁런은 오전보다는 오후 시간에 입질 확률이 높은 편이라 은근 기대가 됐으나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오전에 워밍업을 제대로 한 박범수 씨와 강창훈 씨가 오후 들어 실력 발휘에 나선 것. 연타 입질은 아니었지만 다문다문 무늬오징어를 끌어내 오후 출조한 낚시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김창훈 씨의 다양한 에기 컬러 로테이션이 돋보였다. 이날 김창훈 씨는 낚시인들이 평소 잘 쓰지 않던 금구루마에비(황금색)와 케이무라블루(파랑색) 등의 ‘튀는 색상’ 에기로 많은 입질을 받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창훈 씨는 “최근 퍼플(보라) 계열 에기가 잘 먹힌다는 소문이 돌다보니 퍼플 에기가 귀한 적이 있었죠. 그러나 에기 색상은 그날그날 물속 여건, 무늬오징어의 활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오늘 황금색이 짙은 에기로도 많은 입질을 받았고 파랑색에도 반응이 좋았어요. 연안 에깅도 마찬가지고 팁런에서도 부지런한 에기 컬러 로테이션은 필수입니다”라며 이날 오후 시간의 히트 색상인 황금색과 파랑색 계열 에기스타TR 에기를 보여줬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후 지난 9월 초에 김평주 선장에게 취재 이후의 조황을 전화로 묻자 ‘날씨가 좋아지고 물때도 살아나면서 조황이 훨씬 좋아졌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9월 중순가지는 역대급 태풍 힌남노에 이어 태풍이 연달아 올라오는 바람에 출조 자체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태풍이 모두 지나가고 나면 혼란스럽던 물속이 더욱 안정되면서 예년 조황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김평주 선장의 예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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