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저수지보다 강계 포인트들이 먼저 봄낚시가 시작된다. 해빙 직후 저수지는 아직 붕어의 입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때에 강계 포인트에서는 월준척 입질이 활발하게 시작된다. 강계 포인트 중에서도 특히 지류권의 경우 수면을 덮은 얼음이 걷히는 첫날부터 마릿수 월준척이 낚이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정도로 샛강, 수로 등으로 불리는 강계 지류권 포인트의 봄시즌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된다. 지류권 포인트들에서 호황 소식이 나고 일주일이나 보름 혹은 한 달쯤 지나면 본강에서도 조황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저수지권도 봄 입질이 시작된다.
이곳 경북지역의 경우 대구를 기점으로 해서 북으로는 상주권, 남으로는 창녕권까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들에서 빠르면 해빙과 동시에 입질이 붙고 상대적으로 좀 늦게 시작되는 지류권도 3월 초순이면 모두 입질이 시작된다. 반면에 낙동강 본강의 연안 포인트는 지류권보다 늦이서 심하게 차이 나는 곳들은 두 달 정도 더 늦게 봄 입질이 시작된다.
해빙기 강계낚시의 세가지 특징
지류권이란?
폭이 넓은 하천에서는 퇴적으로 인하여 강줄기가 갈라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중에서 원래의 물줄기가 본류권이라면 작은 물줄기 쪽이 지류권이 된다. 지류권의 경우 하천의 수량이 적은 시기에는 상류 쪽은 수풀이 우거진 습지 형태로 본류와 겨우 물줄기가 이어져 있거나 혹은 아예 상류 물 유입이 멈추어서 독립 수면이 되는 경우가 많다.
큰 비가 내려서 하천의 수량이 많아지면 범람하면서 지류권으로 어자원이 유입되고 청태가 씻겨 나가면서 지류 수면 전체에 생명력이 충만하고 더욱 건강해지게 되는데, 지류권 자체가 수면이 넓고 수량이 충분하며 수초나 물버들 등의 형성이 좋다면 몇 년간 범람이 없더라도 자체적으로 항상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규모가 큰 하천으로 흘러드는 샛수로도 지류권과 같은 특징을 가지는데 본강 쪽은 아직 시즌 개막이 한참 멀었을 때 지류권에서는 그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조황이 시작된다.
1 갓 녹은 얼음물에서 마릿수 입질 붙는다
얼음이 갓 녹은 물은 너무 차가워서 붕어 입질이 없다? 얼음이 금방 녹은 포인트는 물이 차갑기 때문에 몇 일간 햇볕을 받은 후에 입질이 붙는다는 주장이 있는데 얼핏 듣기에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 실제 낚시를 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수면의 한 쪽부터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다른 쪽에는 아직 얼음이 덮여 있는 가운데에도 마릿수 입질이 붙는다.
2 밤낚시보다 낮낚시가 잘된다
해빙기에는 물색이 맑기 때문에 붕어의 경계심이 누그러지는 야간에 입질이 몰린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 또한 맞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강이나 수로에서는 맞지 않다. 얼음이 걷힌 날 낮부터 입질이 시작되고 마릿수 입질이 붙다가 해가 지면 이내 입질이 끊어진다. 또한 낮에 녹았던 수면에 밤이 되면 다시 살얼음이 덮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철저히 낮낚시로 공략해야 한다.
3 꽃샘추위 따라 입질에 기복
얼음이 녹으면서 바로 월준척 마릿수 입질이 붙었다가도 꽃샘추위가 닥치면 금방 물색이 맑아지면서 입질이 끊어진다. 1차 산란이 끝났기 때문에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간다는 설 등 많은 설이 있으나 이때는 오로지 날씨 조건에 따라서 입질의 기복이 있을 뿐 시즌은 이미 열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추운 날에는 불황을 보이고 날씨가 회복되면 다시 호황이 이어지는 식으로 개막기 낚시가 진행되기 때문에 붕어의 산란과는 무관한 일이다. 지류권에서 첫 입질이 시작되고 적어도 한 달은 지나야 비로소 산란의 과정에 따른 조황의 기복이 나타나게 된다.
유망 지류 낚시터
● 의성 12문 지류
의성군 다인면에는 위천변에 12문이라는 대형 수문이 있는데 이 수문의 상류 쪽으로 약 3km 길이의 샛수로가 있다. 12문 바깥의 위천은 강폭이 수십 미터에 이르는 큰 규모의 지방하천이지만 12문 상류의 샛수로는 3칸대면 건너편에 닿을 정도로 폭이 좁은 수로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이 샛수로는 전역에 말풀류, 뗏장수초, 줄풀, 갈대, 부들 등 각종 수초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붕어의 서식여건은 대단히 좋으면서 수심이 30~50cm로 얕다. 대부분 낚시인들이 12문 아래 수몰나무가 발달한 포인트에 몰려서 자리다툼을 하는데 실제로 이 샛수로야말로 하룻밤 낚시에 월준척을 두 자리 숫자로 낚을 수 있는 붕어 화수분이다. 본강인 위천에 비해 적어도 열흘 이상 일찍 봄입질이 열린다.
● 성주 가죽정교 포인트
성주대교에서 남쪽으로 7~8분을 가면 가죽정교라는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는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신천을 건너는 다리이다. 가죽정교 아래쪽은 낙동강이고 위쪽은 신천이라는 지류이다. 신천은 약 3km 구간에서 낚시가 이루어지는데 지류권이면서 수몰나무와 갈대 등 수초가 잘 발달해 있어서 시즌 개막이 대단히 빠르다. 시즌 개막과 함께 하루낚시에서 중형급 월척을 두 자리 숫자로 낚아내는 대단한 호조황이 벌어지는데 신천에 월척급 입질이 붙고 나서 적어도 한 달은 지나야 바깥쪽의 낙동강 연안의 수몰나무 포인트에 입질이 붙기 시작한다.
● 고령 성산수로
고령군 성산면 삼대리 앞에 약 3km 길이의 샛수로가 있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천인데 낙동강과 사이에 수문이 있고 전 구간에 부들, 줄풀, 말풀류 등 수초가 발달해 있으며 전체적으로 1m 미만으로 얕은 편이다. 얼음이 걷히면 바로 월준척 마릿수 입질이 붙는데 이 수로에 시즌이 열리고 나서 두 달쯤 지나야 수로 바깥쪽의 낙동강에 붕어의 입질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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