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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론/깅낚시

수면이 전하는 메시지를 캐치하라

by 사계A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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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속에 따라 수면은 세 가지로 나뉜다

이때의 수면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선, 전방 삼각형 줄풀 무더기의 왼쪽 그러니까 본강 쪽은 낚시와 상관없는 본류 구간이다. 이곳은 물 흐름이 강하기 때문에 낚시를 할 수 없는 구역이다. 다음, 삼각형 줄풀 무더기와 우측 연안의 부들 갈대밭 사이는 현재 붕어의 활동 공간이다. 이곳은 높은 곳에서 한참 내려다보고 있으면 청태나 부유물이 아주 천천히 떠내려갈 정도의 유속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정도 유속이면 찌가 밀리는 정도는 아니며 예민하게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정도의 유속으로 낚시에 딱 맞는 유속이다. 폭염경보 상황에서 1m에 훨씬 못 미치는 얕은 수면에서도 붕어의 활동성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은 오로지 유속의 영향이다. 유속이 있기 때문에 지나친 고수온이 되지 않으며 물속에 산소가 공급되어 그로 인하여 붕어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취이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우측의 갈대-부들밭의 경우 붕어의 휴식공간이다. 이 지역은 본류대 유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유속은 전혀 없으며 빼곡한 갈대와 부들에 의해서 유속이 한 번 더 차단된 상태 즉, 유속이 전혀 없이 마치 저수지와 같은 상태이다. 이곳은 수초의 형성은 가장 좋지만 폭염경보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붕어의 접근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큰 물이 지나간 후라는 특수상황이었다. 며칠 동안 하천 전체에 강한 물살이 있었고 그 물살에 떠밀리지 않으려고 몸으로 맞서던 붕어가 지쳐서 어디로 가겠는가? 바로 우측 휴식 공간이다. 유속이 없는 부들 그늘 속에서 붕어는 휴식을 취할 것이다. 폭염경보 속에서 이곳으로 붕어가 들어올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휴식공간 구간에도 분명히 붕어는 있는데 문제는 활동형 붕어가 아니라 휴식붕어라는 점이다. 지쳐서 쉬러 들어온 붕어이다 보니 적극적인 취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우측의 휴식 공간은 최대한 조용하게 접근하는 공략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밤에는 휴식공간, 아침엔 활동공간에서 입질

이날의 상황에서 가장 좋은 포인트는 우측의 갈대 부들밭에 앉을 자리를 만들어서 중앙부 삼각형 줄풀 방향의 활동공간을 공략하는 것이다. 그곳을 공략할 수만 있다면 마릿수 월척을 기대해도 좋을 상황이었으나 3m가 넘는 갈대와 부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곳에서 낚시자리와 함께 촬영 카메라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다행히 강 안쪽으로 나 있는 흙보에서 의자를 놓고 낚시를 할 수 있어서, 필자는 흙보에서 수초대를 보고 낚시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었다. 흙보에서 상류 쪽을 보고 앉아서 활동공간과 휴식공간을 함께 공략하는 낚시를 구사하였다. 우측의 휴식공간 쪽에 몇 대를 세우고 좌측 활동공간 쪽에 몇 대를 세우는 식으로 공략을 시작했다.
해 질 무렵에 휴식공간이 끝나는 지점의 말풀 속에 세운 48대에서 월척 입질을 받고, 밤부터 새벽까지 주로 우측 휴식공간 쪽에서 월준척을 몇 수 낚았다.
동틀 무렵부터 우측 휴식공간 쪽은 말뚝이 되고 제일 왼쪽 활동공간에 세워둔 36, 40대에서 거푸 입질이 들어온다. 이것이 수면이 전하는 메시지이다. 휴식공간은 밤새 수위가 더 줄어들어서 50cm 미만이 되니까 붕어가 그곳을 빠져나왔다는 얘기이며 왼쪽 활동공간에서만 입질을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48대를 왼쪽으로 약간 옮겨서 언덕 아래 맨바닥 즉, 미세 유속이 있는 곳으로 옮겨 넣었고 이곳에서 아침 8시 반경에 39cm 황금색 붕어를 낚아냈다.
수면이 낚시불가의 흐름 구간과 미세 유속이 살아있는 활동공간 그리고 강한 물살에 지친 붕어가 쉬러 들어온 휴식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음을 읽어냈고 아침 무렵에는 휴식공간의 붕어가 완전히 빠져나왔다는 수면의 메시지를 읽어서 48대를 말풀 형성이 좋은 공간을 버리고 왼쪽 맨바닥 활동공간으로 옮겨서 큰 붕어를 낚아냈다.

옥수수 쓸 때는 겉보리 밑밥으로 어군 유지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서 대만 펼칠 수 있는 자리면 충분하다. 지난번 촬영 시에 접근을 못했던 우측 갈대밭 속에 앉을자리를 만들었다. 하천 중앙부의 삼각형 줄풀대를 마주보고 앉아서 말풀이 깔린 지점에 찌를 세웠다. 수면을 보니까 약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부유물이 조금씩 밀려가고 있다. 유속이 살아 있으니 50~60cm 수심에서 입질을 보기에 무리가 없으며 더구나 생자리를 따고 들어왔으니 잘하면 대박이 날수도 있겠다 싶었다.
앉을 자리를 만들고 말풀 사이를 채비로 헤집고 찌를 세우는데 해 질 무렵부터 밤 8시까지 정신없을 정도로 입질을 받았다. 첫수에 38cm로 시작해서 최하 25cm는 넘는 것 같다. 제대로 짚었으니 시간을 허비하는 헛동작 없이 차분히 낚시를 진행하면 씨알 마릿수 대박이 절로 나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팁! 손을 타지 않은 생자리여서 말풀이 심하게 찌들어 있어서 떡밥을 쓰지 못하고 옥수수 미끼를 쓴다. 모여든 붕어를 오래도록 붙잡아 놓고 입질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떡밥을 쓴다면 저절로 헛채기가 되므로 붕어가 흩어질 우려가 없지만 옥수수 미끼를 쓰니까 몰려들었던 붕어가 흩어질 것을 염려해야 한다. 따라서 겉보리를 소량씩 자주 투척한다. 몇 마리 낚아내고 겉보리 반 주걱을 흩뿌리는 식으로 낚시를 진행하였다.
다음날 점심 무렵에 낚시점 점주가 와서 계척해보니 간밤에 40, 38cm였던 붕어가 39.3, 37cm가 나온다. 씨알 마릿수 대박이 났다. 일요일 철수 전에 수면을 보니 유속이 거의 멈추고 있다. 역시나 그날 낚시점에서 소개해서 들어간 낚시인들은 몰황을 면치 못했다.
연일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더위에 계곡지 중하류권 3m가 넘는 지점이 유일한 포인트가 될 수가 있는 상황이다. 이 더위에 1m에 훨씬 못 미치고 심지어 50~60cm 수심의 포인트에서 월준척 마릿수 호황이 나는 것이 강계의 매력이다. 낚인 붕어를 보면 더위에 지쳐서 굶은 붕어가 아니고 왕성하게 먹어대는 건강한 붕어 모습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열쇠가 유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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