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갈치가 낚시대상어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그동안 ‘비싼 생선’으로만 여겼던 갈치가 낚시어종이 된 것은 목포 삼호방조제에서 갈치 배낚시가 성행하기 시작한 97~98년부터다. 그러다가 선풍적 인기를 끌어 모은 계기는 약 3년 전 어부들의 전문영역인 심해 배낚시가 낚시인들에 의해 시도되면서다.
일부 낚시인들이 알음알음으로 어선을 섭외하여 백도 등 먼 바다로 나가 엄청난 갈치 조과를 올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치 심해 배낚시가 낚시상품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사실 이 낚시는 제주도에선 90년대부터 낚시인들이 여름철 밤낚시로 즐겨온 것이지만 육지에선 여수에서 2007년부터 시도됐다. 수심 60m 이하의 심해에서 낚아 올리는 갈치는 그 굵기가 어른 손바닥만 한 최상품으로서 수십 마리씩 보장되는 마릿수 재미도 일품이다. 2008년엔 갈치낚싯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어엿한 낚시장르의 하나가 됐고 그 저변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목포 앞바다 하구에 배를 정박해 놓고 하는 내만 갈치낚시와 먼 바다 갈치낚시는 정서가 조금 다르다. 내만 갈치 배낚시는 가족나들이삼아 가볍게 횟감을 낚아 즐기는 생활낚시로서 배에서 하는 낚시이긴 하지만 좌대낚시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심해 갈치 배낚시는 전문가적 영역이다.
심해 갈치낚시는 낚시보다 ‘조업’의 느낌이 강한 장르다. 선상받침대 위에 낚싯대를 거치한 후 입질을 기다리며, 줄을 회수할 때도 그 상태에서 전동릴의 파워 스위치만 올리면 된다. 손을 대지 않고 하니 손맛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싯배와 낚시객은 우후죽순처럼 늘어가고 있다. 왜 사람들이 이 낚시에 빠질까? 낚시에는 손맛만이 아니고 눈맛, 입맛 등 복합적인 다른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갈치낚시 마니아의 예찬론을 들어보자.
“줄을 타고 전해지는 손맛이 고스란히 낚시인의 눈으로 전달되는 게 갈치낚시다. 또 갈치배에서가 아니면 은빛 찬란한 갈치 맛을 즐길 데는 어디에도 없다. 눈맛과 입맛이 조화롭게 유혹하는 낚시, 거기에다 풍성함이 보장되는 배낚시를 찾는다면 갈치배낚시가 유일하다는 생각이다.”
시즌과 낚시터
▶ 낚시시즌은 6월부터 12월까지
남해 먼 바다의 수온이 17도를 넘어가기 시작하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갈치낚시가 시작된다. 4월과 5월에는 낱마리 수준의 조과. 갈치 시즌은 이후 12월까지 계속된다. 갈치는 수온에 따른 먹잇감 이동에 따라 남북으로 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즌 초반은 제주도 주변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남해안의 출항지에서 이동하는데 4시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수온이 더 오르면 점차 남해 가까운 바다로 포인트가 형성된다. 이때는 출항지에 따라 한 시간 남짓 이동해서 낚시를 할 수도 있다. 보통 연중 최고 수온을 보이는 9월 이후에 그런 상황이 오곤 한다.
▶ 주요 출항지는 여수·고흥·완도·통영
남해안의 여러 포구에서 출항할 수 있는데, 전남의 여수, 고흥, 완도, 경남의 통영이 대표적 갈치 배낚시 출항지다. 그중 여수에 가장 많은 선박이 있다. 최근엔 돌산도를 포함한 여수 지역에 더 많은 갈치낚싯배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제주도의 갈치배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이른 시즌과 늦은 시즌에 조과가 좋다는 장점과 출항지까지 비행기를 타고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의 여유 있는 낚시인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밤낚시는 더 세심한 안전 요구
갈치는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물고기다. 추광성(趨光性) 물고기라고도 하는데 빛을 따라 움직이는 먹이고기를 쫓아 이동하기 때문이다. 대개 군집을 이뤄 생활한다.
갈치는 볼락, 붕장어와 함께 몇 안 되는 밤낚시 어종의 하나다. 볼락낚시나 붕장어낚시가 비교적 가까운 바다에서 이뤄지는 반면 갈치낚시는 보통 출항지에서 두시간 이상 걸리는 먼 바다에서 한다. 그래서 배낚시의 기본적인 안전수칙 외에도 밤이라는 환경에 따른 주의가 필요하다. 집어등이 켜져 있어 배 안은 밝다. 하지만 바로 앞에 놓인 바다는 물체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어둡다. 그래서 밤낚시는 낮낚시보다 더 세심한 안전 인식이 필요하다.
멀미 대책 필수
파도가 높은 먼 바다의 갈치 배낚시는 다른 배낚시보다 더 철저한 멀미 대책이 필요하다. ‘멀미 징후가 보이면 휴식을 취하고 시선을 먼 곳에 두라’는 멀미 방지책이 밤바다에선 통하지 않는다. 깜깜한 바다에선 시선을 고정할 먼 곳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사전 멀미 대책이 중요한 낚시다. 배 엔진을 끈 채로 하는 낚시이기에 배의 요동도 다른 배낚시에 비해 심한 편이다.
지금까지는 귀 밑에 붙이는 멀미약이 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더 효능이 좋은 먹는 알약도 판매되고 있으니 멀미를 하는 사람은 약국에 들러 여러 가지 멀미약을 준비하도록 한다.
장비와 소품
갈치낚시는 채낚기어선에서 사용하는 재래식 채비를 응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어선의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란 생각 때문에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하는 편이다. 갈치낚시용 장비는 지금 발 빠르게 변화와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진행형’ 분야다.
▶ 낚싯대-3m 이상의 인터라인 갈치전용대
3m 이상 길이의 전용대가 많이 쓰인다. 적정 추부하가 200호 정도 되는 경질대가 대부분이다. 통영 등 출항지에 따라서는 가벼운 100호 봉돌을 쓰는 곳도 있다. 올해 들어서 갈치 배낚시 전용대는 4m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길수록 채비 운용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긴 대는 무겁다는 단점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도 있었으나 선상받침대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무거움은 더 이상 단점으로 보지 않게 됐다. 갈치 전용대는 가이드가 없는 인터라인 형식 제품이 많다. 이는 많은 가지채비를 다뤄야 하고, 또 밤에만 하는 갈치낚시 특성상 줄엉킴이 적은 인터라인대의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특히 파도가 치는 밤바다에서 가이드와 줄이 엉킨다면 아주 낭패다. 인터라인 방식이 갈치낚싯대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릴-저속릴링 매끄러운 고출력 전동릴
전동릴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수심이 70~80m는 되고 포인트에 따라서는 100m보다 깊은 해역에서 낚시가 이뤄지므로, 아주 무거운 봉돌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전동릴이 없으면 채비를 회수하느라 금세 지쳐버린다. 더구나 갈치낚시는 낚시시간이 제일 긴 낚시로 손꼽힌다. 보통 저물녘부터 다음날 해뜨기 전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체력 저하가 적은 전동릴이 꼭 필요하다.
전동릴도 보편적인 모델보다 한 단계 큰 대형 릴을 선호한다. 또 보통 크기의 릴이라도 특별히 힘이 센 전동릴을 선호하는 편이다. 권사량은 문제되지 않으나, 힘이 센 대형 릴을 쓰는 이유는 저속에서 일정한 힘으로 당길 수 있는 지구력이 있기 때문이다(갈치낚시에서 전동릴은 일정 저속 모드가 제일 많이 쓰인다).
일반 장구통릴로도 낚시가 가능하긴 하나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어 고려대상이 못 된다. 갈치낚시는 채비를 가만히 놓아두고 하는 낚시가 아니라, 12시간 동안 끊임없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하는 낚시다.
▶ 배터리-7암페어 이상의 대용량 필요
전동릴 전원인 배터리를 가져가야 하는 환경이라면 대용량 배터리를 준비해야 한다. 배 안에 전원이 구비된 곳이 많으나 요즘은 전동릴 오동작 등을 이유로 개인 배터리를 쓰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 7A 용량 이상의 배터리가 필요한데 일부 대형 릴의 경우에는 이 양도 모자라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엔 8~10A의 초대용량 배터리가 선보였는데 갈치낚시 전용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전동릴 사용이 가장 활발한 서해 먼 바다 침선낚시의 경우, 통상 배터리의 소요량은 2~3A 정도이나, 이는 실제 낚시 시간이 짧고 잦은 동작이 필요치 않아서다. 낚시하는 내내 전동릴 모터를 작동시켜야 하고 추부하도 더 큰 갈치낚시는 우럭낚시보다 2~3배 더 소요된다는 게 중론이다.
▶ 라인-6호 이상의 굵은 합사나 20호 나일론줄
조과 면에서는 신축성이 거의 없는 PE합사가 유리하다. 다만 PE합사의 단점은 갈치 외의 다른 고기에 의해 끊긴다는 점이다. 채비가 워낙 길어서 한 번 채비를 교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원줄이 한 번 끊어지면 한동안 낚시를 못하게 되니 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수면 근처에서 여러 번 끊어지기라도 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흔히 얘기하는 5색 합사는 더욱 잘 끊어져 아예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8호 이상의 굵은 합사를 사용하면 약간의 플러스 요인이 있으나 날카로운 삼치 이빨에는 마찬가지로 속수무책이다. 저시인성의 녹색(Low-Vis Green)이 가장 좋다. 같은 녹색이라도 표면에서 반사가 되는 제품은 여전히 위험하다.
그래서 삼치 떼가 극성을 부리는 시즌에는 아예 나일론줄을 원줄로 쓰는 사람도 있다. 20호 정도의 굵기면 적당하다. 나일론줄은 조류를 많이 타고 입질 파악이 느린 등 채비운용에 불리할 수 있으나 끊김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 채비-7단 가지채비가 무난
어부들이 사용하는 전통 채비는 2.5m 길이의 목줄이 기둥줄 도래에 연결되게끔 돼 있다. 어부들은 15단 또는 그 이상의 가지바늘을 달아서 흘리지만, 낚시인들은 이보다 작은 7단부터 10단 정도의 가지바늘채비를 쓴다. 전통채비 기준이라면 7단만 해도 약 18m에 이른다. 한편 옆 사람과 가까이 붙어서 낚시하기에 2.5m의 목줄은 옆 사람 채비와 엉킴이 잦다. 그래서 2m 이하로 줄어들었다가 요즘은 1m 정도로 줄여 쓸 것을 서로 권하고 있다. 바늘 사이의 단차는 최대 2.5m에서 그 이하로 조절해서 사용하면 된다. 몸을 곧추세우고 먹이를 먹는 갈치의 습성상 단차가 크면 클수록 좋다. 하지만 이 경우 채비가 너무 길어져 다루기 힘들어진다.
바늘은 갈치 전용 바늘을 쓴다.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트레일러훅을 사용하기도 한다. 크기는 갈치바늘 15~22호 정도가 좋고, 트레일러훅의 경우 4/0~5/0 크기를 쓴다. 어부들이 사용하는 바늘은 ‘이세’라고 부르는 품이 넓고 축이 짧은 바늘은 값이 싸서 경제적이긴 하나 무르다는 평이 있어서 낚시인들은 갈치전용바늘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갈치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입질 시 바늘 부분의 목줄이 끊어지기 십상이다. 그를 방지하려면 와이어 채비를 사용해도 되나, 야광튜브로 바늘목 부근을 감싸면 집어 기능도 겸하게 돼 간편하다. 야광 튜브보다 더 밝은 케미컬라이트를 쓰기도 한다. 배 집어등으로 완전한 집어가 이뤄지기 전, 초저녁에는 케미컬라이트 효과가 좋다. 그러나 본격적인 집어가 이뤄진 후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니 상황에 맞춰 써야 한다.
▶ 기타 소품
① 응급용 원줄 : 잡어의 성화에 시달리다 보면 여러 번 원줄이 끊어진다. 이때를 대비하여 여분의 원줄을 준비하되 나일론 줄이면 대처하기 더 편하다.
② 케미컬라이트 : 효과를 발휘할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바늘 부근의 강한 불빛이 조과를 좌우할 때가 있다.
③ 수중집어등 : 케미컬라이트보다 몇 배의 효과를 나타낸다.
④ 칼 : 알맞은 크기로 미끼를 썰기 위한 필수 도구. 날카로울수록 다양한 미끼 운용을 하는데 편하다.
⑤ 장갑 : 갈치 이빨에 물리면 상처가 작지만 깊게 나는 경향이 있다. 충격 보호용 장갑이 제일 좋다. 합사 밑걸림에 대처하는 미끌림 방지용 장갑이 많이 쓰인다.
⑥ 선상받침대 : 배 난간에 설치하여 낚싯대를 고정한다. 요즘 낚싯배 중엔 파이프 등으로 고정 받침대를 설치해 개인용 선상받침대가 불필요한 경우도 많다.
Tip & Tech
▶ 채비는 멀리 던질수록 유리
봉돌은 되도록 멀리 던지는 게 좋다. 바로 아래로 내리는 것에 비해 줄 꼬임이 덜하고 옆 사람과 채비 엉킴 확률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원줄 꼬임과 채비 꼬임 둘 다 조과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봉돌을 투척할 때는 조류 방향을 잘 살펴보고 채비가 떠내려 올 것을 감안해야 한다. 자신의 낚싯대 끝을 기준으로 하고 바람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봉돌에 뒤이은 채비가 낚싯대에 엉키는 걸 방지할 수 있기 때이다. 바람에 날리는 채비를 고려하면서 약 45도로 최대한 멀리 나가도록 던지면 된다.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팔의 회전 동작과 손목 힘을 이용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던지기 전 채비가 가지런히 정렬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채비를 밟거나 바늘이 다른 곳에 끼워져 있는 줄 모르고 던지면 위험할 수 있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미끼는 상황 따라 다양하게 운용
개별 미끼는 준비하지 않고 통상 배에서 일괄 나눠주는 미끼를 사용한다. 비린내가 심한 생선살을 주로 사용하는데 최근엔 냉동꽁치를 많이 사용한다. 낚은 갈치 중 작은 것을 선별해서 사용해도 좋다. 냉동꽁치는 살이 연하기 때문에 자주 갈아 줘야 한다. 미끼만 따먹히는 경우가 빈번하면 미끼를 좀 더 작게 썰어 사용하거나 바늘이 최대한 뼈 부분을 관통하게끔 끼워야 한다.
계절별로는 여름엔 꽁치살, 깊은 층에서 무는 겨울엔 반짝이는 빛이 살아있는 갈치살이 좋다. 갈치살은 비늘이 상하지 않게 예리한 칼로 깨끗하게 마무리하여 쓰는 게 정석.
활성도가 좋거나 오징어가 많을 땐 질긴 미끼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꽁치나 갈치는 살이 연한 편. 손님고기로 올라오는 삼치, 고등어, 만새기 등이 더 질기다. 질긴 미끼는 오징어의 성화에 비교적 오래 견딜 수 있다. 그중 만새기 표피가 효율이 제일 높은 것으로 친다.
▶ 갈치 배낚시의 손님고기들
갈치를 낚다 보면 잡어의 성화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로 갈치 활성도가 좋은 때에 다른 어종도 많이 달려든다. 잡어라 하지만 대부분 고급 어종이다. 참다랑어, 삼치, 고등어는 갈치낚시 도중에 흔히 섞여 올라오는 어종이다. 이빨이 날카로운 삼치는 원줄을 자주 끊어내기에 삼치 떼가 보이면 잠시 낚시를 중단하는 것도 좋다.
도와주세요!
- 잘 낚일 때 많이 낚으려면?
바늘마다 갈치가 달려 올라오게 하는 게 관건이다. 경험 많은 꾼이라면 흔히 말하는 몽땅걸이를 자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목줄이 꼬인 바늘이 없어야 한다. 활성도가 높을 때는 입질층에서 평소보다 더 천천히 올리는 것이 좋다. 전동릴의 경우 미니멈 스피드 유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값싼 보급형 전동릴은 기본적으로 미니멈 스피드 유지가 힘들어 갈치낚시에선 고파워 전동릴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낚은 후에는 빨리 갈치를 떼어내고 재입수를 해야 하는데 한 번 사용한 미끼는 이상이 없더라도 바꿔주는 것이 낫다. 마릿수 조과에 반해 씨알이 잘다면, 질기고 큰 미끼를 사용해 본다. 작은 갈치를 길이 방향으로 잘라 사용해도 좋고, 이미 낚은 삼치나 만새기가 있다면 그 껍질 부분을 다듬어 사용하면 큰 갈치가 낚이는 경우가 많아진다.
- 잘 안 낚일 때는?
미끼만 없어지고 갈치가 바늘엔 잘 안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한동안 채비를 정지했다가 다시 조금씩 움직이는 동작을 반복해 본다. 미끼가 움직이는 순간 갑자기 달려들어 무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 마리가 물면 천천히 감아주다 멈추길 수 차례 반복하는 식으로 연속 입질을 유도한다. 천천히 감을 때도 입질층 수심을 파악하며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에 채비를 내릴 때는 그 층만 집중공략하는 것도 활성도 낮을 때의 요령 중 하나다.
- 꼬임 줄이는 도래 사용법
갈치채비의 바늘은 목줄을 통해서 기둥줄의 도래와 연결되는데, 이 부분의 꼬임이 자주 일어난다. 채비를 멀리 던지는 투척법으로 최대한 꼬임을 줄이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꼬임은 감수해야 한다. 꼬임이 생긴 바늘에는 입질을 기대할 수 없다. 채비를 회수했을 때 꼬임을 발견하면 바늘을 잡고 기둥줄 도래의 회전을 이용해 재빨리 푼다. 꼬임이 생기는 제일 큰 이유는 채비가 내려가면서 미끼가 돌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선 일반 도래에 비해 회전에 더 잘 대처하는 볼베어링도래의 사용도 효과적이다. 채비 기둥줄 중간에 한두 개의 도래를 더 달아 꼬임을 줄이는 방법도 써볼 만하다.
When & Where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갈치의 이동과 회유는 매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갈치 어군은 5월 경 제주 남쪽 먼 바다에서 형성되면서 점차 북상하기 시작한다. 도표를 보면 백도, 여서도, 거문도 해역이 활황을 보이는 8월 이후가 전성기라 할 수 있다. 이때면 경남 통영 등지에서 출항하는 남해동부 갈치낚시도 활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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