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다낚시

민병진의 찌낚시, 이것이 알고 싶다 3 - 왜 바늘을 작게 쓰면 유리한 걸까?

by 사계A 2024. 8. 11.
300x250



구멍찌낚시에서 정석처럼 굳어진 이론은 대상어의 활성이 떨어졌거나 경계심이 높을 때는 바늘을 작게 쓰라는 것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왜 작은 바늘이 유리한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는 것 같다. 그저 ‘큰 바늘보다 작은 바늘이 눈에 덜 띄고, 먹을 때도 이물감이 작으니까’하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간다. 물론 필자도 과거에는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파고들었더니 매우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5월, 한국에서 강연회를 연 다이와 필드테스터 니와 타다시 명인은 작은 바늘이 유리한 이유로 크기보다는 무게와 굵기를 꼽았다.
벵에돔바늘 4호와 6호는 눈으로 봤을 때는 크기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크릴을 꿰어 놓으면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 따라서 미끼를 꿰어 놓은 상태에서 벵에돔이 바늘 크기 탓에 시각적으로 이물감을 느낀다는 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니와 타다시 명인은 이물감의 실질적 원인으로 ‘미끼를 입에 넣었을 때 느끼는 무게감’을 꼽았다. 또 바늘을 작게 쓰면 그만큼 굵기도 가늘어지므로, 무게 감소+굵기 감소의 더블 효과가 발생해 이물감 감소의 폭은 생각보다 커진다고 말했다.

바늘과 미끼 동시에 작게 써야 효과 있다

이러한 얘기는 과거 야마모토 하찌로 명인에게서도 들은 적 있다. 그는 좋은 예로 사람이 밥을 먹을 때 직경 1mm짜리 철사 조각이 섞였을 때와 0.5mm짜리 철사가 섞여 있었을 때, 모르고 꿀꺽 삼킬 확률이 어느 쪽이 높겠느냐고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바늘을 작게 쓰는 게 왜 유리한지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바늘을 작게 쓸 때는 반드시 유의할 점이 있다. 절대 바늘만 작게 써서는 안 되고 미끼도 작게 써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의 경우 몸살이 나 입맛이 없을 때 억지로라도 식사를 해야 한다면,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스테이크와 작게 조각낸 스테이크 중 어느 쪽에 포크가 가겠는가? 물고기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대상어의 입질이 없거나 예민할 때 크릴의 머리와 꼬리를 떼고 몸통만 꿰거나, 몸통마저 으깨어 꿸 때 입질이 오는 것이 좋은 예이다. 
따라서 바늘은 미끼의 남는 부분이 없도록 전체에 딱 알맞게 꿰어지는 크기가 가장 좋다. 바늘 크기에 맞지 않는 큰 미끼를 쓰게 되면 물고기가 아예 입질하지 않거나 입질해도 헛챔질 될 확률이 높다



작은 바늘은 안창걸이 되므로 대물낚시에도 안심

작은 바늘로 대물을 걸면 불안하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은 잊어도 좋다. 작은 바늘을 쓰면 대부분 안창걸이가 되므로 입가에 걸렸을 때보다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입가에 걸리면 바늘이 휘어질 여지가 많은 반면 안창걸이가 되면 물고기의 살이 바늘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형태가 돼 바늘 전체가 힘을 받기 때문에 휘지 않는다. U자로 휘어진 우산 손잡이 끝을 평면인 책상에 대고 당기는 것과 철봉에 걸어 당기는 것 중 어떤 게 더 안 펴지고 오래 견딜지는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바늘을 작게 쓸 때는 챔질타이밍을 느긋하게 가져가 안창걸이를 시키는 게 유리하다.  

저활성이라면 무미늘, 반미늘바늘 추천

한편 고기의 활성이 약할 때는 무미늘바늘도 써볼만하다. 무미늘바늘은 말 그대로 미늘을 제거한 바늘을 말하는데 무미늘바늘이 유리한 이유는 유미늘바늘보다 관통력이 좋기 때문이다.

그 차이는 바늘을 광목 같은 천에 찔러보면 알 수 있다. 유미늘바늘은 천을 통과할 때 미늘이 걸려 약간 버겁게 박히지만 무미늘은 저항 없이 들락날락할 한다. 그래서 무미늘바늘은 챔질할 필요 없이 그냥 낚싯대를 슬며시 들어올리며 릴링해도 바늘이 확실하게 박힌다.
좋은 예로 벵에돔낚시 도중 어렝이(황놀래기)를 걸었을 때를 들 수 있다. 어렝이를 낚아보면 바늘 끝만 살짝 박힌 상태로 걸려나올 때가 있다. 반면 무미늘바늘로 어렝이를 낚아보면 완벽하게 바늘이 박혀있음을 볼 수 있다.
무미늘바늘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고기를 걸어 끌어낼 때까지 낚싯대를 90도 가까이 세우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낚싯대를 급속히 숙이거나 물 위로 고기를 띄워 철퍼덕거리게 만들면 채비의 긴장이 깨지면서 바늘이 빠지는 상황이 생긴다. 사실 미늘 여부와는 관계없이 찌낚시에서 낚싯대를 자주 숙였다 세우고, 고기를 물 위로 요란스럽게 튕기며 끌고 오는 것은 가장 금해야 할 행동이다. 
무미늘바늘도 불편한 점이 있다. 미늘이 없다보니 미끼가 바늘에서 곧잘 이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온 게 반미늘바늘이다. 일반 미늘의 1/3~1/2 크기로 작고 미늘의 위치도 기존 위치보다 훨씬 안쪽에 붙어있다. 미끼의 이탈을 막으면서 초기에 완벽하게 박히도록 유도하며, 미늘의 크기를 최소화해 바늘의 무게까지 줄인 설계인 것이다. 무미늘바늘과 반미늘바늘은 일본에선 거의 모든 바늘업체에서 생산하므로 구입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300x250
그리드형(광고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