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벵에돔, 제로찌 계열의 섬세한 채비 필요
활달한 긴꼬리, 뒷줄만 잡아주면 고부력채비도 쭈욱!
서식 수온과 행동반경이 다르다
긴꼬리벵에돔은 100m 심해까지 잠수했다 단숨에 부상
적정 활동 수온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문제이므로 딱히 몇 도가 적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긴꼬리벵에돔이 일반 벵에돔보다 수온이 3~5도 높은 곳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일반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이 같은 곳에서 낚이느냐”는 의문을 가질 만한데, 이것은 두 고기가 모두 서식할 수 있는 ‘완충 수온대’에 한정된다고 보면 된다. 즉 추자도, 여서도, 거문도, 국도처럼 여름에는 잉크빛 물색이, 겨울에는 연녹색 물빛이 교차하는 지역에서는 시즌에 맞춰 두 어종이 모두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50cm가 넘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은 쿠로시오 난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곳에 많이 서식하므로 대형일수록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반대로 일반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모두 치어 때는 수온에 관계없이 근해에서 서식하다 점차 성장하면서 먼 바다로 빠져나가므로 근해에서 긴꼬리벵에돔 새끼를 낚았다고 해서 회유처가 넓어졌다거나 이상현상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행동범위 역시 긴꼬리벵에돔이 일반벵에돔보다 넓다. 일반 벵에돔은 수중여의 틈새나 주변에서만 배회하는 소극적인 움직임인 반면 긴꼬리벵에돔은 조류를 타고 이동하는 강회유성 어종이다. 수심 200m의 심해에서도 떼로 유영하며 단숨에 100m까지도 부상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바늘 걸림 직후 도주 스타일이 다르다
벵에돔은 발밑으로, 긴꼬리벵에돔은 직선 방향으로 줄행랑
파워와 스피드에도 큰 차이가 있다. 같은 50cm를 걸었을 경우 일반 벵에돔은 1~2호 목줄로도 끌어낼 수 있는 반면 긴꼬리벵에돔이라면 최소 3호 목줄은 써줘야 한다. 바늘에 걸린 직후의 도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1에서 보듯 바늘에 걸리면 일반 벵에돔은 발밑의 수중여나 큰 바위 틈으로 도주하려는 습성이 강하고, 긴꼬리벵에돔은 은신처 여부에 관계없이 직선 또는 먼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일반 벵에돔은 낚싯대를 세우고 드랙 조절만 잘하면 발밑에서 승부를 낼 수 있지만, 긴꼬리벵에돔은 일단 째고 나가는 거리가 멀고 난폭해 도주하는 도중 곳곳의 장애물에 목줄이 쓸릴 위험이 높다. 50cm를 기준할 경우 일반 벵에돔은 1.2~1.5호 낚싯대, 긴꼬리벵에돔은 1.75~2호 낚싯대가 요구된다.
미끼를 향해 달려드는 각도가 다르다
일반 벵에돔은 상하왕복, 긴꼬리벵에돔은 완만한 포물선
일반 벵에돔은 높이 솟구쳐 미끼를 문 뒤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상하 움직임으로 미끼를 먹는 반면, 긴꼬리벵에돔은 거의 수평에 가까운 밋밋한 포물선을 그리며 미끼를 먹는다. 그래서 긴꼬리벵에돔은 채비를 견제만 잘해주면 미끼를 먹기 쉬운 각도가 유지되며 다소 무거운 채비를 써도 입질 받는 데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상하운동을 하는 일반 벵에돔에게 먹기 쉬운 각도를 만들어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껏 낚시잡지와 방송에서 소개한 ‘섬세한 낚시’의 골자가 대부분 일반 벵에돔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긴꼬리벵에돔낚시에서는 제로나 투제로찌가 아닌 2B, 3B 찌로 낚시해도 뒷줄만 잘 잡아주면 입질을 받을 수 있는데, 전유동낚시의 경우 반유동보다 채비를 가볍게 쓰고, 찌매듭이 없다보니 채비가 저절로 팽팽하게 견제되는 장점도 있다. 반유동채비를 쓸 때도 L자형 채비 유지에만 각별히 신경 쓰면 1호나 2호 찌 채비로도 긴꼬리벵에돔을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긴꼬리벵에돔, 챔질만큼은 빠르게!
40cm 이상은 이빨 단단해 안창걸이엔 끊어질 위험 높아
긴꼬리벵에돔을 낚을 때 가장 신경 써야 될 부분이 챔질타이밍이다. 일반 벵에돔은 이빨 대신 부드러운 융모를 갖고 있어 목줄이 쓸리는 정도가 약하지만 긴꼬리벵에돔은 융모 대신 각질의 이빨을 갖고 있고 더구나 40cm 이상 자라면 급격히 딱딱해진다. 이 이빨에 목줄이 쓸려서 자주 터진다. 따라서 긴꼬리벵에돔낚시에선 일단 찌가 잠기기 시작하면 바로 채는 게 유리하며 바늘도 안창걸이를 방지하는 옥니형 전용 바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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