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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식인 일체형에서 더 발전한 형태인 유동식 타이라바는 채비나 기법 운용에서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믿고 사용한 유동식 타이라바 역시 허점이 있다는 게 낚시인들의 경험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 처음 등장한 타이라바는 헤드와 스커트가 고정된 일체형이었다. 일체형은 대개 헤드의 라인아이에 스커트가 달려 있고 쇼크리더를 헤드에 바로 묶어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묵직한 헤드에 쇼크리더를 바로 묶은 결과 참돔이 입질을 하면 로드에 입질이 그대로 전달되는 반면, 참돔이 묵직한 헤드의 이물감을 느껴서 입질을 하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동식 타이라바다.
유동식은 헤드가 분리되어 바늘에서 빠지기 쉬워
유동식 타이라바는 헤드에 라인을 관통해 헤드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참돔이 입질할 때 스커트와 바늘만 당겨지도록 구상해 제작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참돔이 일체형보다 헤드의 무게감을 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참돔이 이물감을 느끼는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고 참돔이 바늘과 스커트만 당긴다고 해도 로드를 통해 입질이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로드의 저항으로 인한 이물감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로드는 더욱 부드러워지고 릴 드랙도 많이 풀어주는 것이 여전히 유리한 테크닉이다.
유동식 타이라바는 단점이 있었다. 참돔을 랜딩할 때 헤드의 위치가 나쁘면 헤드가 바늘에서 멀어지면서 헤드의 무게로 인해 오히려 바늘이 빠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특히 랜딩 중 참돔이 마지막에 수면에 떴거나 뜰채에 담기기 직전에 머리를 자주 흔드는데 헤드가 무거울수록 헤드의 무게와 움직임으로 바늘이 빠질 확률도 올라간다. 반대로 일체형의 경우 라인에 헤드가 바로 걸려 있기 때문에 라인이 처지지만 않는다면 헤드가 흔들릴 위험이 적다.
입질을 받을 때도 의문점은 생긴다. 릴을 감아 타이라바를 들어 올리면 라인, 헤드, 바늘에 모두 텐션이 걸리기 마련인데 유동식이라고 해서 봉돌의 무게가 완전히 상쇄되느냐는 생각해볼 문제다. 참돔이 스커트에 문 후 상승한다면 헤드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커트를 물고 있거나 물고 뒤로 빠진다고 해도 헤드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배스낚시의 프리리그처럼 봉돌이 바닥에 닿은 상태이고 대상어가 스커트만 살짝 문다면 봉돌의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덜 느끼겠지만 릴링 중에 타이바가 상승할 때 헤드의 무게감이 상실된다는 것은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
폴링 시 헤드 스커트 분리 안 돼
이것뿐 아니라 유동식 타이라바의 광고 등에서 강조한 내용, 헤드 침강 시 슬라이딩 효과나 폴링 때 헤드와 스커트가 분리되어 더 화려한 액션을 연출한다는 것도 현실과는 다르다. 남해안의 경우 수심 80m 내외에서 100~120g 헤드를 사용하면 거의 수직으로 가라앉는다. 헤드의 형태와 상관없이 대부분 수직으로 가라앉으며 헤드가 아주 빨리 가라앉기 때문에 가벼운 스커트와 헤드가 분리될 겨를이 없다. 참고로 헤드를 내렸을 때 날리는 것은 대부분 낚싯배가 바람이나 조류에 빨리 밀리기 때문이며 조류로 인한 영향은 적은 편이다.
헤드가 닿은 직후 릴을 감으면 헤드가 바로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을 그 증거로 들 수 있다. 이것은 쇼크리더가 묶인 스커트와 헤드가 완전히 붙어있다는 의미다. 만약 헤드와 스커트가 떨어져 있다면 그만큼 간격이 생기고 바닥에 헤드가 닿은 직후 릴을 감으면 일정 시간은 별다른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아야 한다. 적어도 서너 바퀴, 라인이 많이 풀린 상황이라면 저기어비의 베이트릴인 경우 권사량이 20c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소 10바퀴는 무게감 없이 릴이 감겨야 적어도 헤드와 스커트가 2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백에 백 헤드가 닿은 직후 릴을 감으면 바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결과는 헤드와 스커트가 폴링 중에 분리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유동홀더 이용한 신개념 유동 타이라바 출시
그동안 타이라바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유동식 타이라바보다 더 나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좋든 싫은 기존 유동식 타이라바를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에 유동식을 택했지만 라인이 헤드를 관통하지 않고 헤드 위에 달린 유동홀더를 관통하는 형태가 출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자칼에서 출시한 새로운 타입의 타이라바인 TG빈빈 스위치는 텅스텐 헤드에 고리가 달려 있다. 헤드는 유선형으로 조류의 저항을 적게 받게 설계해 안정적으로 수직으로 하강한다. 헤드에 달린 고리에는 낚싯줄이 통과하는 유동홀더를 연결하며 유동홀더를 통과한 쇼크리더에 바늘과 스커트를 연결한다.
쇼크리더가 닿는 부위가 유동홀더에 국한되기 때문에 이물감, 저항감이 기존 타이라바에 비해 적은 것은 물론 유동 타이라바가 추구하려 했던 폴링 시 헤드와 스커트의 분리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운용하는 원리는 기존 타이라바와 다를 것이 없지만 기존 타이라바를 더 콤팩트하게 만들고 라인과의 저항, 참돔에게 주는 이물감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어종 역시 참돔에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어종을 노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헤드가 텅스텐이라 기존 타이라바에 비해 두세 배 정도 비싸며 유동홀더를 장착한 결과, 헤드의 유동성은 강화되지만 라인이 유동홀드에 꼬이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기존 타이라바도 바늘이 헤드에 얹히거나 라인이 헤드에 꼬이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새로운 유동식 타이라바 역시 꼬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에서는 GB굿보이가 비슷한 형태의 ‘MG홀더 블레이드 유동식 타이라바’를 출시했다. 작동 원리는 같으며 몸체를 텅스텐이 아닌 납+코팅으로 제작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헤드에는 소형 블레이드가 있어서 폴링을 더욱 안정적이고 블레이드의 회전으로 대상어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차별점이다. 일본의 경우 타이라바가 출시된 후 10여년이 넘게 블레이드를 장착한 제품이 다량 출시되었다. 블레이드가 장착된 헤드의 경우 헤드가 바닥에 착지하고 떠오르는 순간 참돔에게 더 강한 어필을 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타이라바 제품들은 올해 겨울 현장에서 그 효과가 검증될 예정이며 아직은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타이라바의 경우 새로운 제품이 곧 새로운 테크닉이 되고 있기 때문에 2023년 타이라바 트렌드를 잡고 싶다면 한 발 앞서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일체형 타이라바의 재발견
조작성 뛰어나고 입질 판별 빨라
유동식 타이라바가 등장한 후 일체형 타이라바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 그 이유는 유동식 타이라바의 경우 채비 교환이 쉽고 헤드, 스커트, 바늘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체형 타이라바를 사용하는 낚시인이 늘고 있다. 유동식 타이라바 때문에 가격이 곤두박질쳐서 개당 3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며 록피시를 노릴 때 바닥을 읽는 감도가 뛰어나 여밭이나 어초를 공략할 때는 유동식 타이라바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수나 남해권의 거친 여밭은 겨울철에 반드시 공략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바닥을 빨리 감지하고 록피시의 입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싶다면 저렴한 일체형 타이바라도 함께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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