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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런이 보급된 지 이제 9년 정도 된 듯하다. 당시 최신 트렌드라 불리며 슬로우 지깅과 함께 도입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팁런은 그 당시 낚싯배 운영을 이해하지 못한 선사들로 인하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장르였고 슬로우 지깅은 상대적으로 빅게임을 운영하는 낚싯배에서 충분히 구사 가능하여 금방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근 10년이 지난 지금 슬로우 지깅은 슈퍼라이트 지깅으로 변화하여 최근에는 많이 하지 않는 장르가 되었지만 팁런은 무늬오징어 워킹 에깅의 인기와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장비와 채비의 품귀현상까지 보이는 국민 장르로 변모하였다.
워킹 에깅에 비해 팁런은 기존 에깅에서 보여주는 다양하고 화려한 동작이 필요 없고 누구나 쉽게 무늬오징어를 마릿수로 잡을 수 있는 점이 크게 어필된 듯하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팁런 낚싯배가 늘었고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팁런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수직으로 내려가 낚싯배로 끌어주는 낚시
기본적으로 팁런이 무엇인지 이해가 필요하다. 팁런이란 기본적으로 에기 트롤링이다. 팁런 에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팁런이 아니라 에기나 루어의 형태는 전혀 상관없다. 팁런은 에기를 버티컬(수직)으로 내려서 배가 에기를 끌고 다니는 방식이다. 팁런 전용 에기는 팁런 보급 후에 나온 기성품일 뿐 일반 에기에 싱커를 끼우든지 에기로 다운샷채비를 만들어 쓰든 아무 상관이 없다.
기본적으로 에기를 수직으로 침강시켜 바닥의 위치를 확인(에기로 반드시 바닥을 찍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후 저킹으로 에기를 띄워서 무늬오징어에게 어필하고 수평으로 에기를 끌어주거나 다시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입질을 유도한다.
하지만 요즘에도 팁런 장비를 사용하여 캐스팅을 해서 무늬오징어를 잡는 것을 유도하는 낚싯배들이 있는데 이것은 팁런이 아니다. 반드시 조류에 배를 흘려야 하며 조류는 반드시 1~2노트 정도의 속도로 흘러야 한다. 1~2노트라면 ‘그렇게 빨리 배가 흘러가면 무늬오징어가 낚이나요’라고 반문하는 낚시인들이 더러 있는데 2노트가 가장 이상적이고 3노트로 빨라도 전혀 상관없다. 만약 팁런을 하면서 낚싯배가 조류에 흘러가는 속도에 관해 처음 듣는다면 지금까지 팁런이 아닌 단순히 선상 에깅을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1~2노트 속도로 조류가 흐를 때 최적 여건
팁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라인 관리다. ‘로드와 라인의 각도는 로드를 기준으로 135도 이하’, 이것만 지킨다면 거의 필승이다.
만약 조류가 빠르거나 낚싯배가 바람에 빨리 밀려 135도 이상 벌어진다면 조과가 떨어진다. 낚싯배를 타보면 일명 연날리기 방법으로 에기를 날리는 낚시인들이 있는데 이건 좋지 못한 방법이다. 라인이 늘어진 상태로 로드를 움직이면 일단 액션이 들어가지 않는다. 어필이 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로드를 크게 움직이더라도 에기가 물속에서 움직이는 폭이 매우 작아 어필이 잘되지 않는다. 거기에 연날리기를 하는 낚시인들이 대부분 릴 드랙도 많이 풀어 놓고 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면 더더욱 에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라인이 늘어지고 있다는 것은 에기가 점점 뜨고 있다는 말이다. 무늬오징어는 에기가 떠오르는 것보다는 떨어질 때 입질할 확률이 높으므로 연날리기를 하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낮아진다.
반드시 라인의 각도가 135도 이하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만약 라인이 늘어진다면 싱커의 무게를 올려서 좀 더 라인의 각도를 줄이도록 대응을 해야 한다.
에기가 폴링 혹은 유영할 때 입질한다
팁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에기의 침강속도를 내가 원하는 속도로 조절하는 것이다. 입질을 받고 말고 무늬오징어가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 않다. 우선 제대로 팁런 액션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에기를 빠르게 또는 천천히 내려주거나 원하는 수심층을 유영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 기술은 저킹을 할 때 로드의 움직임을 일부러 높게 올려 액션을 마무리 지은 다음 로드를 수면 가까이 내려줌으로써 침강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무늬오징어는 액션 후 침강할 때 입질이 집중되며 액션은 단순히 무늬오징어에게 어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결정타는 침강(폴링)이나 유영(런)이다.
이를 위해 사용감이 편한 짧은 로드보단 되도록 긴 로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것도 여의치 않는다면 일부러 라인을 손으로 당겨 뽑거나, 스풀을 열어 라인을 풀어 주어 침강속도를 조절한다. 더 적극적인 침강속도 조절(일명 번지 드롭)을 하기 위해서는 레버드랙릴을 사용한다거나 베이트릴을 사용할 때도 있다. 레버드랙릴을 레버를 조작해 수시로 라인을 방출할 수 있으며 베이트릴 역시 썸바를 열고 닫아 쉽게 라인을 방출할 수 있기 때문에 팁럽을 할 때 보다 유리하다. 팁런 초기에는 베이트릴 장비가 팁런 기본 장비로 등장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테크닉을 이해하지 못해 인기를 얻지 못했고 최근에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에기의 선택 - 큰 에기를 먼저 사용한다
초가을 추석 전후까지는 3호 이하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추석이 지나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면 3.5호를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3.5호로 에기의 크기를 올리는 것은 어필력을 키워 먼저 나의 에기를 공격하게 할 수 있는 필살기가 될 수 있다.
에기의 크기는 무늬오징어의 크기에 비례해 선택할 수 있지만 큰 에기가 더 잘 보이는 것이 사실이므로 일단 큰 에기로 무늬오징어를 유혹한 뒤 입질이 느껴지면 작은 에기로 바꾸는 것도 좋다.
일본의 에깅 명인 야마다 히로히토가 즐겨 쓰는 테크닉으로 계란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있더라도 우선은 더 큰 에기에 먼저 반응해 접근하므로 꽤 유용한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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