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낚시의 황금 시즌인 가을이 저물고 단풍도 지면서 완연한 겨울로 가고 있다. SNS상이나 인터넷카페에 보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졸업’이다. 즉, 한해의 배스낚시를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배스는 사시사철 루어에 반응을 한다. 겨울 역시 발상의 전환과 적절한 루어만 활용한다면 잡아낼 수 있다.
겨울의 초입인 지금 이 시기, 가을낚시의 마무리와 더불어 겨울낚시 준비까지 철저히 한다면 성공적인 윈터피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면이 꽁꽁 얼어 도저히 낚시를 할 수 없을 때까지. 그때까지도 배스낚시는 계속된다.
배스는 겨울잠을 자는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시기에 가장 쉽게 볼 수 있던 단어는 ‘겨울 준비’였다.
“배스는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에 많이 먹는다”
이런 문구를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 모르지만, 꽤나 신빙성 있게 들렸는지 잡지, 방송, 개인 블로그 할 것 없이 늦가을만 되면 전부 이런 얘기로 도배를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태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에게만 해당된다. 그렇다면 배스도 겨울잠을 자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배스는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가을은 배스가 가장 좋아하는 수온을 보여서 왕성히 먹이활동을 할 뿐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다.
1년 중 산란을 위해 살을 찌우는 시기를 제외하고 배스가 가장 피둥피둥 살이 찐 시기가 언제인지 아는가? 그게 바로 겨울이다. 물론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겨울에도 배스는 오들오들 떨면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게 아니라 활발히 먹이활동을 한다.
최근 겨울잠에 빠져 있을 것만 같던 배스의 실체가 라이브스코프 등 최첨단 장비로 활용한 여러 사람들에 의해 밝혀졌다. 배스는 춥다고 웅크리지도 않으며 또 눈앞에 루어가 있어도 느리게 움직이면서 먹지도 않는다. 평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며 먹이사냥을 하는 것이다. 다만 그 반경이 좁은 건 사실이지만 완전히 낚시가 안 될 정도로 혹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겨울낚시는 쉬운 낚시인가. 아니다. 배스가 겨울에도 활발히 움직인다면 낚시가 쉬워야 하는데 실제로는 조황이 다른 시기에 비해 떨어진다. 왜 잡기 힘든 걸까?
배스는 변온동물이다
겨울낚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스가 변온동물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을 숙지하고 있어야 겨울낚시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다.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우리는 항온동물이다. 이에 반해 변온동물은 주위의 환경에 의해 체온이 변하는 동물이다.
변온동물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외부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가장 독특한 동물이 바로 어류다. 유일하게 아가미로 호흡하면서 물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파충류나 양서류는 물 가까이 살긴 하지만 물속에서는 살 수 없다. 호흡기가 아가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속에 사는 어류를 제외하고는 피부호흡이나 폐호흡을 하게 되는데, 불행하게도 육지는 겨울에 외기온도가 영하 아래로 떨어지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즉 외부환경에 체온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는 물속에 살기 때문에 영하로 떨어지는 환경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비록 표층은 얼음이 얼긴 하지만 흐르는 강계는 그 아래로 물이 흐르고 깊은 수심은 일정 수온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육상의 변온동물보다 물속의 물고기는 생존에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 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상황이 없기 때문에 다른 변온동물들보다 변온의 폭이 적고 살아가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 단, 20도 이상의 수온에서보다는 신진대사가 느려지기 때문에 소화가 조금은 둔해지기도 하고 활성도가 좋을 수온 때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긴 한다. 하지만 절대로 겨울이라고 덜덜 떨면서 겨울을 나지는 않는다.
낮은 수온이지만 얼지 않는 수심만 된다면 물고기는 먹이활동을 한다. 이미 그 찬 수온에 적응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장 좋아하는 수온과는 달리 움직임의 폭이 크진 않지만 낮은 수온에도 적응이 된 배스는 정상적으로 먹이활동을 하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가 하는 낚시가 힘든 이유는 이 차가운 수온에 적응한 배스들의 포지션 때문이다. 그 포지션을 찾는 게 평소보다 어렵다.
겨울낚시의 핵심 키워드, 스쿨링
스쿨링(Schooling)은 같은 종의 물고기들이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배스 역시 스쿨링을 이루고 살아가는데 가장 많은 스쿨링 형태를 보이는 시기가 바로 12월이다.
대형호수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스쿨링은 10월부터 생겨나기 시작한다. 즉, 절기상 추석이 지나고부터 이미 깊은 물속에서는 스쿨링 현상이 일어나며, 소규모로 시작한 스쿨링은 12월을 맞아 절정을 이루고 1월이 넘어가게 되면 다시 서서히 흩어지게 된다. 그리고 음력 설날을 지나면 거의 찾기 힘들어진다. 우리 생각보다는 약 한 박자 정도 빨리 스쿨링이 이루어지고 빨리 사라지는 것이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어류의 스쿨링은 물고기 종마다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작은 정어리나 멸치류는 포식자를 효과적으로 피하기 위하여 거대한 집단을 만드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어식어종은 효과적인 사냥과 변해가는 수온에 적응하기 위해 집단을 유지한다고 조사되어 있다. 배스 역시 어식어종에 속하기 때문에 변해가는 물속환경에서 효과적으로 먹이를 취하기 위하여, 또 이동하기 쉬운 곳에서 스쿨링하는 경향이 있다.
배스는 이유 없이 뭉치지 않는다. 분명히 이득이 있기 때문에 모여 있는 것이다. 이 스쿨링은 철저히 물속환경과 먹잇감에 의해 결정이 된다. 조금이라도 먹이섭취에 유리한 환경에 여러 마리가 모이게 되고 점차적으로 스쿨링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봄이나 여름 같은 시기에는 왜 스쿨링이 생기지 않을까? 이 시기도 분명 배스는 효율적인 먹이사냥을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먹잇감이 적절한 수온으로 인해 활성도가 높아 여러 군데로 분산되어 있다. 그렇기에 한곳에 뭉쳐서 떼로 지나가는 먹잇감을 노리기보다는 여러 군데로 흩어져서 독자적으로 먹이를 취식한다.
스쿨링은 먹잇감이 주로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콧부리, 그리고 완만한 직벽, 능선의 끝, 수심이 급하게 변하는 지역에 주로 형성된다. 이러한 물속지형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아주 손쉽게 얕은 곳과 깊은 곳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은 수심에 있는 배스가 장애물을 의지하여 가장 쉽게 얕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형은 바로 급심 콧부리다. 겨울에 배스는 콧부리나 능선의 끝자락에 주로 뭉쳐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물속의 흐름이 좋은 콧부리나 능선은 1급 포인트가 된다.
겨울에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는?
■폭이 좁은 수로
폭이 좁은 수로는 사시사철 좋은 포인트가 되지만 얼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건다면 겨울에 가장 유리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다. 왜냐하면 겨울철 저수온에 배스는 스쿨링하기 유리한 지형으로 몰리는데 그러한 곳을 육안으로 가장 찾기 쉬운 곳이 바로 폭이 좁은 수로이기 때문이다. 교각 근처, 또는 교각 주변 폐자재가 쌓여 있는 곳, 또는 그 수로에서 가장 물 흐름이 좋거나 수심 깊은 지역은 겨울철에 가장 좋은 포인트가 된다. 높은 수온으로 배스가 흩어져 있다면 몰라도 겨울철에는 수로만큼 스쿨링을 찾기 쉬운 곳은 없다.
■콧부리와 능선 주변
콧부리와 능선은 배스들이 좋아하는 지형으로 겨울철에는 수심이 약간 깊은 콧부리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 콧부리 주변에 수중관목들이 있다면 그곳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큰 저수지나 호수의 경우 물이 움직이는 곳이나 흐름이 좋은 곳에 인접한 콧부리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능선의 경우 완만하게 뻗어나가며 햇빛을 많이 받는 지역이 최고의 포인트다. 시간대에 따라 조황 차가 있으므로 피딩타임이나 일조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찾아야 한다.
■ 깊은 수심
얕은 수로나 연안낚시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물속 깊은 곳에서 주로 활동하는 베이트피시만 활발히 따라다니며 취식하는 겨울 배스를 잡기 위한 포인트이다. 빙어를 비롯한 냉수성 어종을 주 먹잇감으로 하는 배스를 공략한다. 보통 7~10미터 수심을 보인다. 워킹낚시는 급경사를 지닌 직벽, 저수지 제방의 끝부분 , 무넘기 지역이 여기에 해당되며 보트낚시는 물속 드롭이나 채널 같은 지역을 찾아야 한다.
3대 겨울 루어
■앨라배마리그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저수온기 루어. 폴 얠리어스가 촉발시킨 미국발 앨라배마리그가 인터넷을 거쳐 한국에서 상륙한 뒤, 한국은 최고의 앨라배마리그 노하우를 가진 나라로 발전했다. 그만큼 한국의 상황에 잘 맞는 루어라는 얘기다. 특히 겨울에 폭발적인 위력을 보인다. 겨울배스 동면설 등 기존의 이론을 박살냈다. 겨울배스의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었다.
항간에는 어부들이 쓰는, 루어낚시인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눈총도 많이 받았으나 그동안 난제로 통했던 중층의 배스를 낚게 해주면서 겨울 루어의 새지평을 열었다. 현재는 앨라배마리그를 고운 눈으로 보지 않았던 일본조차도 이 루어에 열광하고 있다.
앨라배마리그는 보통 2온스를 넘어가기 때문에 원활하게 사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H~XH 파워의 로드가 필요하다. 길이는 7피트내외면 적당한데 최근에는 8피트가 넘는 전용로드도 시판되고 있다. 너무 빳빳한 로드는 캐스팅 기능이 떨어지므로 팁은 어느 정도 무른 것이 좋다. 릴은 강성이 강한 베이트릴이 좋으며 기어비는 5점대가 베스트 매치이고 범용인 6점대도 좋다. 앨라배마리그는 로드와 릴만큼 중요한 것이 라인이다. 합사 또는 최소 20파운드 이상의 나일론 또는 카본라인이 필요하다.
■메탈지그와 빅스푼
메탈지그는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 번쩍거리는 플래싱 효과가 두드러지는 루어다. 특유의 생김새로 인한 폴링 액션과 번쩍임이 호기심 많은 배스를 불러 모은다. 캐스팅뿐만 아니라 수직으로 공략하는 버티컬피싱에 매우 효과적이어서 깊은 곳에 머무는 배스, 그리고 폴링 액션에 반응하는 배스에게 위력적이다.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빅스푼의 경우 버티컬지깅에서 폴링 액션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배스가 물고기를 주 먹잇감으로 삼는 대형호수나 강계에서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메탈지그는 종류가 많기 때문에 그에 따라 채비를 달리하는 것이 좋다. 빅스푼의 경우 MH~H 파워의 로드에 팁이 무른 로드가 좋다. 릴은 베이트릴을 기본으로 하고 6점대 이상의 기어비를 가진 것을 사용한다. 라인은 나일론 또는 카본으로 14파운드 이상을 쓰는 것이 좋다.
버티컬지깅용 메탈지그는 빅스푼보다는 더 무른 로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폴링시키고 바닥을 찍고 다시 고패질을 하는 순간의 액션이 더 화려하기 때문이다. 즉 뻣뻣한 로드보다는 유연한 로드가 메탈지그의 액션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로드는 메탈지그의 무게에 따라 달리 하는데 스피닝로드는 ML~M 파워가 사용되며 베이트로드 역시 ML~M 파워가 적합하다. 라인은 카본라인 10파운드를 기본으로 지그의 무게에 따라 조금씩 올려서 사용한다.
■언밸런스프리리그
언밸런스프리리그는 저수온기와 턴오버 시기, 환절기 등 배스가 저활성도에 빠졌을 때, 정상적인 액션이 아닌 호핑 위주의 리액션바이트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리리그의 변형채비라고 할 수 있다.
저수온기에 특히 효과가 좋은데 평소 사용하는 5~7g 싱커는 깊은 수심에서 사용하기에는 힘들다. 수심이 얕은 저수지나 강계에서 사용하면 최고의 매치를 보인다.
언밸런스프리리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경쾌한 호핑 액션을 위해서 전용 장비가 필요하다. 로드는 허리힘이 튼튼해야 하며 전체적으로 무른 로드보다는 빳빳한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7피트 내외의 ML 파워 이상의 로드가 제격으로 릴은 베이트릴이 기본이다. 7점대 이상의 고기어비가 무조건 유리하다. 라인은 카본라인이 알맞으며 12파운드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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