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꼭 갖고 다녀야 할 루어를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메탈바이브(메탈 립리스크랭크베이트), 캐스팅 메탈지그와 같은 금속 루어, 스몰러버지그, 언밸런스프리리그와 같은 바닥층 공략 루어, 서스펜딩 저크베이트와 같은 하드베이트다.
겨울 루어의 기본
메탈바이브
겨울이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가장 많이 팔리는 배스용 루어가 바로 메탈바이브다. 블레이드지그, 메탈 립리스크랭크베이트라고도 불리는 이 루어는 일반 바이브레이션과 비슷해 보이나 하나로 만들어진 금속에 무게를 더한 루어로 형태는 훨씬 일반 단순하다. 작은 크기에 비해 무겁고 단순한 형태 덕분에 비거리가 매우 길어서 넓은 지역을 탐색하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밑걸림에 약해 트레블훅을 더블훅으로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운용방법은 바로 그냥 감는 것, 그리고 리프트앤폴이다. 단순 감기는 자신이 공략하고자 하는 수심에 루어를 지나오게 하여 훑는 방법이다. 리프트앤폴은 강하게 끌어당긴 후 폴링시키고 다시 끌어당긴 후 폴링시키는 방법으로, 주로 끌어당긴 후 루어가 가라앉을 때 입질이 집중된다.
로드는 주로 ML~M 파워의 베이트로드, 라인은 10lb 이상의 카본라인이라면 충분하다.
메탈바이브가 가장 잘 먹히는 곳은 삭은 육초나 수초가 많은 평지형지다. 평지형지는 수심이 얕고 햇빛 투과율이 좋아 수초가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겨울이 되면 물속 수초는 남아있지만 수면을 뒤덮던 마름이나 연 같은 수초는 삭아 없어진다. 이런 곳에서 물속 수초의 끝자락이나 삭은 육초의 끝자락을 노린다. 더블훅으로 튜닝한 메탈바이브를 물속 수초의 끝자락에서 리프트앤폴로 공략하면 수초 속에 숨어있던 배스가 반사적으로 입질을 할 것이다. 남부 지역과 서해안의 평지형지에서 사용하면 좋다. 장흥 지정지, 창녕 희야지, 서산 성암지 등과 같이 수초와 육초가 많은 평지형, 늪지형 저수지에서 효과적이다.
겨울 루어의 새로운 해답
캐스팅 메탈지그
2018년, 나는 눈이 펑펑 내리는 안동호에서 바다용 캐스팅 메탈지그로 배스를 잡아냈고 그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리고 그해 낚시방송에서도 한겨울에 캐스팅 메탈지그를 사용해 연거푸 배스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어, 바다용 캐스팅 메탈지그가 배스에게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적이 있다.
거친 갯바위나 바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싱글훅으로 튜닝된 캐스팅 메탈지그는 그에 비해 약한 육상의 장애물에선 거침없이 사용할 수 있다. 20~30g 캐스팅 메탈지그가 배스용으로 적합한데 이 정도 무게면 40m 이상은 기본으로 던질 수 있다. 14lb 라인에 30g 무게의 지그라면 풀캐스팅에 릴의 라인이 다 풀릴 정도로 잘 날아간다. 롱캐스팅 후 바닥에 가라앉히고 크게 저킹을 준 뒤 폴링시키는 것인데 이게 액션의 전부다. 매우 단순하지만 위력적이다. 크게 저킹 액션을 준 뒤 폴링되는 순간 입질이 집중된다.
로드는 주로 MH 파워 이상의 베이트로드, 라인은 14lb 이상의 카본라인을 추천한다.
수심이 3, 4m 내외인 수로나 바닥에 잔돌이 많은 강계에서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수초가 많은 지역은 잘 걸리진 않지만 바늘에 이물질이 많이 묻어나와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잔자갈이 깔린 지역이나 급격하게 수심이 변화하는 지형에서 사용하면 좋다. 또한 워킹낚시에서 루어가 닿을 수 없는 원거리의 포인트를 초원투 방식으로 던져 공략할 수도 있다.
전남 곡성 섬진강, 보성 보성강, 충남 보령 웅천천 등 수심이 깊지 않은 강의 중상류 지역 또는 저수지나 대형 강계에서 초원투용으로 사용하면 좋다.
입질 빈도는 내가 최고
스몰러버지그
일본에서 광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온 스몰러버지그. 작은 몸체와 화려한 어필력으로 인해 입질 빈도가 매우 높은 루어다.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은 마니아들만 사용하거나 송어낚시용 루어로 용도가 바뀐 비운의 루어다. 인기가 급락한 이유는 동력선상낚시의 규제 때문이다.
스몰러버지그는 바늘이 노출된 채비이기 때문에 밑걸림에는 약하다. 동력선상낚시가 금지된 현재는 주로 워킹낚시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워킹낚시 중 피할 수 없는 이 밑걸림 때문에 스몰러버지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가벼운 채비여서 원거리 공략이 되지 않는 것도 인기의 하락 요인이 됐다. 하지만 겨울에는 연안의 복잡했던 수초 같은 장애물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스몰러버지그를 쓰는 데 문제가 없다.
스몰러버지그는 자유로운 스커트의 움직임이 무기다. 배스가 있을만한 곳에 자연스럽게 폴링시키고 바닥 안착이 됐을 때 또 자연스럽게 흘려주는 것이 액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때에 따라 섬세한 쉐이킹 액션을 섞어 운용한다.
로드는 주로 UL 파워 이상의 스피닝로드가 적합하며 개인적으로 UL, L 파워의 스피닝로드를 추천한다. 라인은 4lb 이상의 카본라인을 사용한다.
걸림이 적은 장애물이 있는 지역, 육초와 수초의 끝자락, 강변의 석축 사이가 공략하기 좋은 포인트로, 자연스러운 폴링과 흘림, 그리고 섬세한 쉐이킹 액션으로 배스를 공략한다. 깊은 수심보다는 3m 내외의 수심이 운용하기 편하다.
전북 김제 신평천이나 만경강 일대, 부안 동진강과 수로, 곡성 옥과천 등 평균 수심이 깊지 않은 수로의 석축과 석축 끝자락에서 효과가 좋다. 또 원투가 필요 없는 소류지에서도 운용할 만하다.
오로지 ‘잡기 위해서’ 만들었다
언밸런스프리리그
언밸런스프리리그는 내가 만들고 낚시춘추에서 이름을 붙인 채비다. 프리리그와는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기존 프리리그보다 리액션바이트를 더 많이 유발시킨다. 3인치 내외의 작은 스트레이트웜에 큰 바늘을 달았는데, 야들야들한 액션보다는 뻣뻣한 액션을 만들어 돌발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는 게 운용술의 핵심이며 납싱커보다는 텅스텐싱커가 훨씬 유리하다.
언밸런스프리리그 운용의 핵심은 큰 바늘로 인해 뻣뻣해진 3인치의 스트레이트웜이 물속에서 돌발적인 움직임을 내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거운 싱커를 달고 질질 끄는 일반적인 프리리그 액션보다는 자잘한 호핑 액션을 연속적으로 주고 스테이 액션을 주는 게 효과적이다.
로드는 주로 ML 파워 이상의 베이트로드가 좋으며 라인은 8~12lb 카본라인을 추천한다.
잔자갈, 바위가 있는 지역에서 효과가 뛰어나다. 삭아있는 육초나 수초에서 빠져나오는 다팅 액션에 반응이 좋다. 특히 지형의 변화가 있는 콧부리, 드롭라인이나 채널에서도 효과적인다.
전남 장성호, 경남 합천호, 경북 안동호, 충남 대청호 등 대형호수의 콧부리, 드롭라인이나 채널에서 사용해보기를.
남쪽에선 겨울에도 위력적
서스펜딩 저크베이트
서스펜딩 저크베이트는 봄철 최고의 루어로 꼽히지만 중부 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은 경상남도, 전라남도의 수로낚시터에서 활용하면 좋은 선택지가 된다.
일본산 저크베이트는 대부분 6~9도 사이의 수온에 서스펜딩 상태를 이루는 제품이 많은데 남녘의 수로들도 얼지만 않는다면 대부분 6도 내외이기에 서스펜딩 저크베이트를 사용하기에 알맞다. 금속성 루어가 부각되기 전에는 서스펜딩 저크베이트가 대부분 겨울철에 많이 사용되어 왔음을 상기해보자.
로드는 주로 L 파워 이상의 스피닝로드, ML 파워의 베이트로드가 좋으며 라인은 스피닝로드의 경우 6lb 이상의 나일론(모노)라인, 베이트로드의 경우 8~12lb의 나일론(모노)라인을 추천한다.
롱캐스팅 후 원하는 수심까지 끌어 느리게 저킹 액션을 준다. 봄철과 같이 화려하거나 절도 있는 저킹 액션보다는 자잘한 트위칭 액션인 좋다. 크고 화려한 액션보다는 포인트라 예상되는 지점에서 작은 액션과 스테이 액션을 섞어주도록 한다. 루어의 크기 역시 스탠더드 사이즈인 110보다는 60, 70이 적합하다.
봄철과는 다르게 철저히 수심이 얕은 지역을 공략한다. 깊은 호수나 저수지보다는 얕은 수심의 수로가 적합한 낚시터다. 서스펜딩 저크베이트가 바닥을 칠 정도의 얕은 수심이란 뜻이다. 봄에는 얕은 수심에서 저크베이트를 보고 올라붙는 배스들이 있지만 겨울에는 이러한 패턴으로 먹이를 공략하는 배스가 적다. 서스펜딩 저크베이트가 운용되는 수심에서 유영하는 배스를 타깃으로 노린다. 스테이 액션으로 오랫동안 보여주어야 한다.
전남 곡성 옥과천, 담양 영산강 상류, 광주 영산강 지류, 경남 김해나 함안의 낙동강 지류, 진주 남강 지류 등과 같이 남녘의 수로 낚시터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FISHING GUIDE
겨울 배스에 대한 이해
겨울엔 어떤 루어가 잘 먹힐까? 그 질문을 풀어내는 열쇠로 루어의 속도와 진동, 플래싱 등의 강도를 들 수 있다. 겨울만큼 루어의 속도에 대한 조과 차가 극과 극의 양상을 띠는 계절도 없다. 또 겨울만큼 크게 떨리고 번쩍거리는 루어에 배스가 잘 반응하는 계절도 없다.
겨울에는 매우 빠르거나 아니면 매우 느리게 루어를 운용하는 방법이 잘 통한다. 또 루어가 크게 떨리는 움직임을 갖고 있거나 번쩍이는 효과가 있다면 매우 위력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운용술은 사시사철 배스를 공략하는 방법이긴 하지만 유독 겨울에 두드러진 효과를 보인다.
겨울 루어를 설명하기 앞서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바로 겨울 배스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두 가지를 버려야 한다. 하나는 배스가 수온이 낮아지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겨울이 되면 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으면 겨울 배스를 낚기 어렵다.
예전부터 아주 잘못 알려진 배스의 습성과 생태 이야기가 있다. 수온이 떨어지면 배스가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손을 호호 불면서 움직이지도 않고 웜리그는 데드워밍 식으로 느리게 운용해야 하며 웜의 끝부분만 살짝 물고 있고 숏바이트가 많다는 것이다.
배스는 겨울에 웅크리고 있지 않다. 다만 배스가 변온동물인 만큼 급격한 수온 변화에 맞춰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또 20도 이상의 수온일 때보다는 신진대사가 능력이 떨어진다. 수온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가 지나고 이 변화에 적응한 배스는 겨울에도 정상적으로 먹이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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