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에서 워킹낚시만 해본 사람이라면 극 공감하리라 본다. 저 멀리 강 건너, 호수 너머, 걸어갈 수 없는 곳에 아련히 보이는 그림과 같은 포인트. 저길 갈 방법이 없을까, 어떻게 가볼까 하는 환상과 기대감은 결국 보트낚시로 접어들게 만든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보트낚시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는 동력선상낚시금지법이 없던 2000년대 중반으로 5마력 이하보트와 모터는 누구나 사용하여 보트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보트낚시 입문기
워킹낚시를 즐겨 하던 당시 자주 가던 창원 산남저수지(현재는 낚시금지구역) 중앙에 드넓게 펼쳐져있는 마름군락에서 너무 낚시를 하고싶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구하기 힘든 1인용 고무보트(땅콩보트라 불렸다)와 30파운드 핸드가이드모터를 구매해 꿈에만 그리던 저수지 중앙으로 나가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밑걸림 때문에 사용하길 두려워했던 각종 하드베이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운용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으며 좀 더 낚시가 디테일해지고 사용하는 루어가 다양해졌다. 1인용 고무보트로 소형, 중형급 저수지와 강계를 주로 다니던 나는 드넓은 호수와 큰 강에서 보트를 타고 공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래서 가장 먼저 동력수상레저면허를 취득했다. 동력수상레저면허를따게 되면 5마력 이상의 동력보트를 운항할 수 있고, 결국엔 더 큰 곳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10피트 5마력 존보트(바닥이 편평한 알루미늄 보트)로 낙동강과 밀양강을 쏘다니며 보팅 맛을 본 나는 이때 무동력보팅 챌린저리그에 첫발을 디뎌 대형호수에서의 낚시방법과 보트 조종, 보트 포지션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게 되었다.
이 무렵부터 5마력 이상, 시속 20km 이상 속도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12피트 15마력 알루미늄 보트(깡통보트라 함)를 타고 눈썹을 휘날리며(?) 장성호와 평택호, 대청호에서 대형호 보트낚시의 경험치를 쌓아올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대형호수에서 틸러(tiller, 손으로 모터에 달린 손잡이로 조종하는 방식)식의 위험함과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느린 속도로 큰 호수에서 오랫동안 틸러식을 사용하다 보면 피로가 누적되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커지는 등 매우 불편했다. 이제는 핸들이 있는 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결국 14피트 30마력 핸들식 알루미늄 보트를 구입했고 안동호에서 열리는 프로토너먼트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바뀌던 나의 보트는 이젠 16피트 90마력 FRP 보트를 거쳐 현재의 19피트 150마력의 보트로 진화했다.
보트낚시의 매력
보트낚시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포인트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연안에서 워킹낚시를하게 되면 아무래도 포인트의 제한이 생기게 마련이다. 장애물로 인해 캐스팅도 제한이 되는 경우가 많고 위험한 직벽 지역이나 유속이 심한 지역, 수심이 매우 깊은 지역은 아무래도 접근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트낚시는 보트가 바닥에 닿아 움직이지 못하는 지역까지 들어갈 수 있으므로 포인트 접근 제한이 거의 없다. 원하는 포인트를 맘껏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루어를, 다양한 포지션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워킹낚시 때 가졌던 밑걸림에 대한 두려움도 떨칠 수 있었다. 좀 더 고차원적으로 루어를 이용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물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과의 교감은 좀 더 물속 생태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낚시 실력을 좀 더 풍요롭게 해주었다.
보팅 포지션과 낚시의 이해
워킹낚시가 단단한 땅을 딛고 안정적인 발판위에서 낚시를 하는 것과 달리 보트낚시는 보트가 워킹낚시의 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움직이지 않는 땅과 달리 보트는 외부의 물리적인 자극에 의해 계속해서 움직인다. 보팅엔 보트를 고정시키고 포지션을 잡는 행위가 추가된다.
말과 글로는 포지션을 잡는 것이 간단하게 보이지만 실상 매우 어렵고 까다롭다. 잘못된 보트 포지션은 노다지를 한순간에 황무지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특히 바람, 유속 등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 속에서 정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보트낚시의 베테랑이라도 여전히 어렵고 까다로운 게 바로 보트낚시의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루어 운용의 시작점이다. 워킹낚시가 캐스팅을 하여 내가 서있는 위치보다 깊은 곳에 루어를 던진 후 얕은 곳으로 끌어오는 것이 기본이라면, 보트낚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딛고 서있는 보트보다 얕은 곳에 루어를 던진 후 더욱 더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는 행위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평소 워킹낚시에 익숙한 앵글러라면 루어의 수심측정과 바닥을 읽는 행위가 어려울 수도 있다. 깊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끌어오는 낚시는, 라인 텐션과 함께 얕아지는 바닥수심으로 인해 루어로 바닥을 읽기쉽다.
하지만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루어를 끌어오는 보트낚시는 라인 텐션이 워킹낚시보다 매우 약하다. 텐션이 전혀 걸리지 않거나 또는 본인 쪽으로 딸려오는 라인을 바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허공으로 파악되거나 라인 텐션을 바닥으로 착각하고 계속해서 중층을 유영시키고 마는 것이다. 그렇기에 보트낚시의 포지션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철저히 얕거나 수심이 일정하게 넓게 펼쳐지는 지역에서 이 포지셔닝과 루어 컨트롤을 익혀야한다
보트 포지션은 배스의 주 포인트에 매우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또 매우 쉽게 포인트를 침범하여 파괴시킨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기에 보트에는 이러한 포인트와 주 서식장소를 쉽게 알아채기 위하여 어군탐지기와 전기를 이용한 트롤링모터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엔진은 주로 원거리 포인트 이동에 이용하고 단거리 이동과 포인트 탐색은 트롤링모터와 어군탐지기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엔 벨리보트와 카약피싱이 대유행을 하면서 새로운 보트낚시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벨리보트는 모터 대신 오리발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낚시를 하는 방법이고 카약은 페달이나 노를 이용해 낚시를 하는방법이다. 큰 보트가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저수지나 폭이 좁은 하천, 슬로프가 없는 지역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보트낚시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배스보트 엿보기. 선수 앞쪽 넓고 가벼운 게 특징
배스보트는 국내에선 제작하지 않고 있다. 작은 크기는 제작하는 곳이 있지만 16피트 이상의 배스낚시 전용 보트는 국내에서 제작하지 않기에 전량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엔진도 국산 제품은 없기에 미국이나 일본이 만든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배스보트는 일반 하우스보트나 낚시 전용 보트, 어선과는 구조가 다르다. 민물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보트의 헐(Hull,선체 하부의 모양)이 깊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바다보트보다 가볍다. 또한 데크가 낚시를 하기 쉽게 넓게 제작되어 있어 로드를 바꿔가며 낚시하기 용이하게끔 만들어졌다. 보트 무게 대비 고마력 엔진이 장착되어 있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포인트를 세세하게 공략할 수 있도록 트롤링모터가 앞쪽에 붙어 있고 뒤쪽에는 얕은 곳에서 보트를 고정시킬 수 있는 앵커가 달려있다.
나의 배스보트는 배스보트 전문 제작회사 RANGER BOAT에서 제작한 Z118 배스보트다. 엔진은 머큐리 옵티맥스 150마력이다. 보트의 선수엔 로렌스의 고스트 트롤링모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선미엔 민코타의 랩터 셸로우앵커 8피트가 달려 있다. 어군탐지기는 선수에는 로렌스 HDS 라이브 12인치, 가민 에코맵 12인치가 세팅되어 있으며 콘솔(운전석)에는 로렌스 HDS3 9인치가 달려 있다.
'민물 루어낚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기현의 BASS SCHOOL] ROD·REELLINE·HOOK·ACCESSORY 배스낚시용 로드, 릴의 종류와 활용, 그 외 갖춰야 할 소품들 (2) | 2024.10.14 |
---|---|
[박기현의 BASS SCHOOL] SPORTS FISHING (3) | 2024.10.13 |
[박기현의 BASS SCHOOL] BASS TOURNAMENT (20) | 2024.10.12 |
당신이 알고 있어야 할 배스에 대한 상식 (1) | 2024.10.10 |
버티컬부터 캐스팅까지 HOW TO METAL JIG (5) | 2024.10.09 |
텅스텐 싱커로 명성 회복 - 프리리그 말고 텍사스리그 (7) | 2024.10.08 |
무빙루어의 최고봉 CRANKBAIT (1) | 2024.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