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스포츠인가 레포츠인가를 따지는 말이 많다. 레포츠는 레저(Leisure)와 스포츠(Sports)가 합성된 단어인데 여기서 레저는 사전적으로 캠핑, 위락, 놀이활동 등 여가시간을 즐기는 것을 말하고 스포츠는 건강, 체력증진을 목적으로 규칙에 따라 수행하는 신체적 노력을 뜻한다.
우리는 ‘낚시는 스포츠다’라는 문구를 최근 들어 많이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를 볼 때 낚시는 레포츠에 가깝다. 낚시를 접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물어보아도 낚시는 스포츠보다는 레포츠에 가깝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낚시인들 사이에서도 그 이유를 모르고 단순히 낚시를 스포츠화하여 레포츠에서 승격시키려는 의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사실 좀 안타깝다. 모든 스포츠에는 룰이 존재한다. 즉, 규칙이 있는 것이다. 스포츠의 가장 간단하면서 가장 스포츠다운 이유가 바로 이 룰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낚시에는 규칙이 없다. 외진 방파제에서 고등어를 메탈지그로 잡던 생미끼로 잡던 아무런 상관이 없다. 룰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포츠라는 틀에 낚시가 들어가려면 정확하게 룰과 그에 맞는 규칙,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낚시는 다 룰이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낚시에서도 엄격한 룰과 경쟁근거, 규정이 존재하는 것이 있으며 그것이 바로 피싱토너먼트다. 전 세계 낚시인이 참가하는 피싱토너먼트를 주관하는 대표적인 낚시단체로 국제스포츠낚시연맹CIPS(International Sport Fishing Confederation, 이하 CIPS)이 있다. 담수, 바다, 플라이낚시의 피싱토너먼트를 관장한다. 엄격한 룰을 적용하는 진정한 스포츠피싱단체라 할 수 있다. 이 단체의 슬로건은 ‘스포츠의 관점에서 낚시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촉진, 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으로 낚시와 스포츠를 결부시켜 건강하고 차별 없는 토너먼트를 지원, 조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재는 스포츠와 거리가 멀었던 낚시가 토너먼트를 통해 스포츠로 부각되는 시대로 진입하는 과도기 시점이라 말하고 싶다. 언젠가는 진정 낚시는 스포츠란 단어가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배스토너먼트 전개과정
배스토너먼트는 전 세계 스포츠피싱 토너먼트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가장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피싱 토너먼트의 왕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선수들이 큰 토너먼트 무대를 동경하고 그리워하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정도로 그 인기는 대단하다. 이러한 배스토너먼트의 개략적인 전개와 룰은 미국의 권위 있는 배스낚시단체인 배스마스터(BASSMASTER)에서 만든 룰을 따른 것이다. 지금은 전 세계 배스토너먼트의 표준 룰이 되었으며 기본적인 맥락은 다음과 같다
1. 선수들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시간에 낚시를 한다.
2. 선수들은 룰에 의해 정해진 길이의 낚싯대와 가짜미끼를 이용해 낚시를 한다.
3. 룰에 의해 정해진 길이 이상의 배스 5마리의 무게를 잡아 보트에 보관 후 대회가 끝난 뒤에 5마리의 합산 검량을 실시한다. 가장 무거운 무게를 낚은 선수를 우승자로 하며 그 다음 무게로 차순을 정한다.
4. 죽은 배스나 정해진 길이 미만의 배스를 검량한 사람에게는 페널티가 적용된다.
한국과 일본의 토너먼트, 그리고 CIPS 산하의 배스토너먼트도 지역과 환경에 따라 약간 다를 뿐 이 기본적인 룰에 따라 진행된다.
반면 최근에 가장 급성장한 미국의 토너먼트단체인 MLF(Major League Fishing)의 경우 룰이 약간 다르다. 배스토너먼트도 미디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5마리 마릿수 제한이 아닌 무제한으로 잡아내는 룰을 신설해서 운영 중이다. 생중계되는 미디어를 통해 낚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고기를 잡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 만들었다. 잡힌 배스는 배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트의 물칸에 보관하지 않고 보트 위에서 바로 검량한 후 방류한다.
배스마스터 토너먼트 중 텍사스 지역에서 열리는 텍사스 페스티벌에선 MLF와 유사한 룰을 적용해 토너먼트가 진행되었으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이제는 MLF의 룰을 채용하여 대회를 개최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배스는 전 세계인이 기량을 겨룰 수 있는 최고의 낚시 대상어
배스는 북중미에서 가장 사랑하는 물고기로 특히 토너먼트 대상어로 전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고기다. CIPS의 많은 토너먼트 중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다. 이 배스라는 물고기 하나 때문에 조 단위의 경제가 움직이고 있기에 북미에서는 신이 준 물고기로 불릴 정도다. 여타 물고기보다 호기심이 강하기에 어떤 대상어종보다 사용하는 루어가 많으며 강렬하고 화끈한 파이팅을 선사한다. 배스토너먼트는 전 세계에서 매니아들이 가장 많은 토너먼트 장르라 할 만하다.
배스토너먼트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은 당연히 미국이다.
미국은 수많은 배스낚시협회가 있으며 가장 유명한 단체는 역사와 전통의 배스마스터, 그리고 최근 가장 핫한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MLF다.
배스마스터가 개최하는 토너먼트엔 세계의 수많은 배스낚시 매니아들이 매년 도전하고 있으며 옆 나라 일본의 경우 매년 우승자를 배출하는 등 국제화에 힘쓰고 있다. 자금력과 미디어로 무장한 MLF 역시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입지를 늘리고 있다.
일본은 배스토너먼트단체인 JB를 중심으로 한 여러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로드, 릴, 루어 부문에서 이제는 미국을 위협할만한 수준까지 올라 섬나라 낚시대국을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
각 나라별로 큰 배스토너먼트를 치르는 것도 있지만 올림픽처럼 국가대항전으로 펼쳐지는 대회도 있다. 바로 CIPS가 주최하는 월드블랙배스챔피언십이다. 한국은 CIPS 가입 예정국 자격으로 2018년도 멕시코대회, 2019년도 남아프리카공화국대회에 두 차례 선수단을 파견했다.
현재 한국은 CIPS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월드블랙배스챔피언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배스프로 선수들은 계속해서 해외 배스토너먼트에 참가하고 있다. 미국의 MLF와 US오픈, 일본의 H-1 그랑프리에 참가하고 있으며 월드블랙배스챔피언십에도 참가를 계속해서 고려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참가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예선탈락하거나 본선에 올라가더라도 맥없이 추락했다. 짧은 적응기간, 시차적응 등 다양한 이유로 성적은 좋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19년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블랙배스챔피언십은 해외배스토너먼트 도전 역사상 가장 큰 발자국을 남긴 대회였다. 상위권인 5위를 차지했으며 배스낚시 종주국 미국을 꺾고 당당히 입상 무대에 올랐다. 적응기간 등 준비만 잘 한다면 어딜 가도 뒤지지 않는다는 대한민국 배스낚시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온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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